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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위기의 홍명보’ 살렸다...오만전 ‘1골 2도움’ 원맨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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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2차전서 3-1 승리

조선일보

10일 오후(현지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후반전. 손흥민이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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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캡틴 손’이었다. 손흥민(32·토트넘)이 위기의 홍명보호를 구해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일(한국 시각)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오만 원정 2차전에서 3대1로 이겼다. 홍명보호가 출항 두 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점수는 3대1이지만 고전한 경기였다. FIFA 랭킹에선 한국(23위)이 오만(76위)에 한참 앞서지만 경기 내용은 순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전반 10분 손흥민 패스를 받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낮게 깔린 중거리 슛을 그대로 꽂아 1-0으로 앞섰다. 이 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풀리나 싶었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오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크로스를 정승현이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그대로 자책골로 이어졌다. 1-1. 불안감이 드리웠다.

이후로도 한국은 오만 문전을 끊임없이 두드렸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지리한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37분. 상대 페널티 박스 바로 밖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를 등에 지고 뒤로 돈 다음 왼발로 감아차 왼쪽 구석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평소 그가 수 없이 보여줬던 그 장면이었다.

그 다음도 손흥민이 돋보였다. 후반 추가시간은 16분. 어리둥절한 긴 시간이 주어졌지만 한국은 굴하지 않고 오만 골문을 계속 두드렸고, 마침내 주민규가 상대 문전 앞에서 손흥민 패스를 받아 오른 발로 가볍게 돌려차 쐐기골을 작렬했다. 결국 영웅은 손흥민. 이날 1골 2도움으로 한국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이라크와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팔레스타인과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1승1무(승점4)로 1~2차전을 마쳤다. 조 2위. 이날 요르단이 팔레스타인을 3대1로 꺾으며 1승1무가 됐다. 요르단이 조 1위다. 같은 조 6팀 중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조선일보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주민규가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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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전에 앞서 변화를 예고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1차전과 비교해 5명이 바뀐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팔레스타인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인 오세훈(마치다)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좌우 공격을 맡은 가운데 황희찬이 중앙에서 오세훈의 뒤를 받쳤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중원 파트너는 정우영(울산)에서 박용우(알아인)으로 바뀌었다. 포백 수비진은 왼쪽부터 이명재(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알 와슬), 설영우(즈베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실수를 연발한 정우영과 김영권이 예상대로 빠졌다. 조현우 골키퍼가 변함 없이 장갑을 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하면 오세훈과 황희찬, 박용우, 이명재, 정승현이 새로 베스트11에 들었다.

한국은 이날 전반 4분 이강인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상대 골키퍼가 겨우 쳐낼 만큼 강력한 슈팅이었다. 오만은 예상대로 밀집 수비를 들고 나왔고, 한국은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10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바깥 아크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골문 구석에 찔러 넣었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난 뒤 한국이 터뜨린 첫 득점이자 황희찬의 A매치 15번째 골. 상대 수비가 잠시 헐거워진 틈을 파고 들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20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 솟구친 공을 이명재가 왼발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다. 5분 뒤 코너킥에선 혼전 중에 정승현이 슈팅을 날렸는데 이번에도 선방에 걸렸다.

초반 한국에 몰렸던 오만은 전반 25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만회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며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한국 선수들은 급격히 기동력이 떨어지며 오만은 쉽게 공격을 풀어갔다. 전반 37분 오만 알 야마디의 슈팅을 조현우가 어렵게 막아냈다.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내주던 한국은 결국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허용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알 사디 하립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골문 앞으로 날아들었고, 정승현의 머리를 맞고 동점골이 됐다.

한국은 후반 6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VAR 화면을 체크한 주심은 페널티킥 판정을 취소했다. 이강인이 후반 15분 날린 왼발 감아차기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이재성과 황문기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수비를 스리백으로 바꾸고 측면의 이명재와 황문기를 올려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28분 오른쪽을 돌파한 황문기의 크로스를 전방 침투한 손흥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해결사가 됐다. 후반 37분 이강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절묘하게 돌아서면서 밀집수비를 뚫은 뒤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전까지 이날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손흥민은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A매치 49호골로 역대 2위 황선홍(50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추가시간은 16분이나 주어졌다. 후반 56분 한국 추가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슈팅에선 한국이 15-3, 유효슈팅 11-1로 앞섰다. 기록은 압도적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기록만큼 압도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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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3대1로 승리를 거둔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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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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