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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굿바이’ 은퇴식 가진 니퍼트 “작별 인사 대신 감사 전하고파, 여러분은 제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 [MK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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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님’ 더스틴 니퍼트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KT위즈-두산 베어스전을 통해 은퇴식을 가졌다.

명실상부 니퍼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였다. 2011년 두산(2011~2017년)과 계약한 뒤 KT(2018년)를 거치며 2018시즌까지 8년 간 214경기 출전에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표를 써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것은 물론,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로 남아있다.

매일경제

사진=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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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니퍼트는 두산과 떼놓을 수 없는 사이다. 2016시즌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기록 이외에도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 에식’이 빛났으며,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2년에는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니퍼트는 2018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지만,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JTBC ‘최강야구’ 등 다양한 방송에서도 활약 중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은퇴식을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게 됐다.

두산은 이날 니퍼트를 은퇴식 특별 엔트리에 등록했지만, 아쉽게 그는 실전 경기 마운드에는 서지 못했다. 시종일관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경기가 지속된 까닭이었다. 다행히 두산은 결승타를 때려낸 정수빈의 수훈과 시즌 13승(9패)을 챙긴 선발투수 곽빈(5이닝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1실점 0자책점)의 호투를 앞세워 KT를 2-1로 격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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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시구를 진행했고, 5회말이 끝난 뒤 클리닝 타임에 양 팀 선수단에게 기념 액자를 받은 니퍼트는 경기 종료 후 많은 팬들의 연호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은퇴식은 Debut(니퍼트의 등장), Dedicate(두산과 팬들을 위한 니퍼트의 헌신), Drama(니퍼트의 활약과 MVP 수상), Destiny(두산과의 운명, 운명의 배터리 양의지), Dear(두산 선수단이 니퍼트에게 전하는 인사) 등 각 키워드에 맞춰 차례로 진행됐다.

먼저 Debut 순에 불펜장에서 등장한 니퍼트는 Dedicate 차례에서 2015~2016년 우승을 합작했던 김재호, 허경민, 정수빈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Drama 키워드에서는 예상치 못한 손님이 함께했다. 2016년 우승을 함께했던 ‘판타스틱 4’ 중 하나였던 유희관이 등장해 김재환과 함께 니퍼트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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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Destiny 차례에서는 니퍼트와 수 차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양의지가 니퍼트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두 선수 모두 많은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뜨겁게 적셨다.

이후 니퍼트의 기념 영상이 송출된 가운데 Dear 파트에 들어선 니퍼트는 팬과 선수들에게 편지를 낭독했다. 먼저 그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야구장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중요한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도록 영어로 연설하겠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니퍼트는 “은퇴는 기본적으로 작별 인사를 하거나, 직장을 떠나는 일”이라며 “하지만 저에게 야구는 직업인 동시에 언제나 제 삶의 일부일 것이다. 그래서 작별 인사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 아이들, 케이든, 오브리, 리바이, 오웬에게는 미안함을 전한다. 지난 몇 년간 저는 많은 것들을 놓쳤지만, 아이들은 저를 응원해주고 사랑을 보내줬다. 저는 아이들의 사랑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며, 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냈다.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을 만회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다짐한 그는 이후 “제 아내 선희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야구선수와 결혼하는 것과 그 결혼생활 자체가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제 아내는 저를 지지했다. 제가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지 언제나 알고 있었다. 여보,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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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니퍼트는 “두산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2011년 계약 이전까지, 저는 KBO리그나 두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양측 모두 우리가 어떤 일을 해낼지 전혀 몰랐지만, 8년을 함께한 지금 돌이켜보면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었다. 두산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저는 앞으로 다른 팀에서 뛰고 싶지 않았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 2011년 첫 시즌 후 13년이 지났다. 지금 제가 입고 있는 두산 유니폼이 마지막 유니폼이 될 것이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더불어 그는 “다음으로 KT에도 감사하다. 2017시즌이 끝나고 두산을 떠났을 때, 저는 좌절한 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선수로서 충분히 뛸 수 있었고, 여전히 경기에 나서고 싶었을 때 KT가 저를 도와줬다. 제가 나이가 많은 선수임을 알았음에도 여전히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믿어줬다. KT가 없었다면 외국인 선수 최초의 100승-1000탈삼진 기록도 없었을 것이다. 함께한 시간이 1년 뿐이라 아쉽지만, 제 곁에 아무도 없을 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 사람들은 제가 두산 2년차 때 통역으로 처음 만났다. 이제 ‘남현’과 ‘용환’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남현과 용환은 제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던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제가 편안함을 느끼도록 확신을 줬고, 제가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해줬다. 남현과 용환을 비롯한 모든 통역분들의 우정이 제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저를 위해 해준 모든 것들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알아주시길 바란다”며 이야기한 니퍼트는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제 팀원 여러분은 저의 전부“라며 ”첫날부터 저를 두 팔 벌려 환영해줬고, 가족처럼 대해줘 감사하다. 제 등 뒤를 지켜주며 허슬 넘치는 플레이만을 보여준 점에 감사하다. 제가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제 투구가 여러분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었길 바란다. 팀원들이 없었다면 저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제가 등판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저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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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니퍼트는 ”양의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간단하게, 양의지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의 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단순히 감사하다는 표현으로는 제 마음을 전하기에 부족하고 또 부족할 것이다. 투수들은 함께 하는 포수의 능력만큼 활약한다.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것은 행운“이라며 ”양의지와 함께 상대 라인업을 분석하던 모습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추억이다. 고마워 내 형제여“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팬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 모두는 우리가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이유다. 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KBO리그도 존재하지 않는다. 팬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언제나 놀랍다.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언제나 꿋꿋하게 저를 응원해줬다. 저의 뒤에서 제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매일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여러분은 제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팬이 없는 나는 없다. 팀원이 없는 나는 없다. 가족이 없는 나는 없다. 여러분 모두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편지 낭독을 마쳤다.

이후 니퍼트는 선수단과 기념 촬영을 한 뒤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이어 차를 타고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시간이 진행됐고, 그렇게 뜨거웠던 ‘니느님’ 니퍼트의 은퇴식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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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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