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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코리아오픈 온다던 슈비온텍·페굴라·나바로·리바키나 모조리 불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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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스포츠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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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들이 진짜 다 온다고?"

지난 달 25일 발표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2024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100만 달러) 출전 선수 명단을 확인한 국내 테니스 팬이라면 한 번 쯤은 혼잣말로 했을 법한 말이다.

그만큼 올해 코리아오픈 출전 선수 명단은 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3연패를 달성한 것을 포함해 그랜드슬램에서만 5차례나 단식을 제패한 세계 최강자인 세계 랭킹 1위 이가 슈비온텍(이가 시비옹테크, 폴란드)을 비롯해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한국계 엄친딸' 제시카 페굴라(미국, 3위), 2022년 윔블던 우승자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4위)에 최근 미국 여자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엠마 나바로(미국, 8위)까지 세계 톱 랭커들이 4명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개막하고 뚜껑이 열리자 팬들의 기대는 엄청난 실망으로 바뀌었다. 온다고 했던 세계 톱10 이내의 선수들이 단 한 명도 서울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신 다리아 카사트키나(12위)와 루드밀라 삼소노바(이상 러시아, 15위)가 1,2번 시드를 차지했고, 2021년 US오픈 챔피언 엠마 라두카누(영국, 71위)가 대회의 '얼굴'로서 팬들을 맞고 있다.

대회 공식 포스터에는 슈비온텍, 페굴라, 리바키나, 라두카누가 얼굴을 내밀고 있지만 그 포스터 속 인물들 가운데 실제 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라두카누 뿐이다.

카사트키나나 삼소노바, 라두카누 모두 훌륭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고, 현재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선수들임에 틀림 없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강자와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톱 랭커를 우리 앞마당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 가며 티켓을 샀을 팬들 입장에서는 이만저만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세계 톱 랭커들의 무더기 출전 철회 사태에 대해 이진수 코리아오픈 투어 디렉터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WTA 대회를 20년 이상 운영을 하면서 예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다. 특히 US오픈 4강 이상 올라가게 되면 못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처럼 톱10 선수 4명이 한꺼번에 안 온 거는 저도 의아하고 말이 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들 생각을 하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도 든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전했다.

이진수 투어 디렉터가 밝힌 톱 랭커들의 무더기 불참은 그들이 최근 투어에서 거두고 있는 좋은 성적과 그에 따른 살인적인 스케줄 때문.

당초 코리아오픈에 출전 신청을 한 선수 중 페굴라, 나바로를 비롯해 5명의 선수가 US오픈 8강에 올라갔다. 페굴라의 경우 윔블던, 올림픽을 모두 소화하고 북미시리즈에서 출전한 내셔널뱅크오픈, 신시내티오픈 그리고 US오픈까지 모두 결승에 진출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진수 투어 디렉터는 “처음에 시비옹테크를 데려오려고 했는데 못 데려온 이유가 있다. 스케줄 때문이다. 그런데 시비옹테크가 스스로 코리아오픈에 출전 신청을 한 것이다. 페굴라는 디펜딩 챔피언이고 어머니의 나라여서 꼭 오려고 했지만 토론토대회 우승, 그 다음에 신시내티 결승, 그 다음에 또 US오픈 결승을 갔다. 4주 동안 거의 매일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얼마나 (체력적으로) 힘들겠나? 페굴라는 부상도 조금 있었고 본인은 주말이라도 한국에 와서 사인회라도 갖겠다는 의사를 우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리바키나도 호주오픈 때부터 시작해서 마드리드오픈 때도 이야기를 하고, 윔블던 때 출전을 확답했다. 그런데 갑자기 US오픈에서 (부상으로) 2회전 기권을 했다. 리바키나도 도저히 몸이 회복이 안 돼서 못 온 것이다”고 속사정을 전했다.

주요 선수들의 출전 철회에 대회 공식 포스터 등 홍보물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진수 투어 디렝터는 3명의 선수가 대회를 불과 며칠 남기고 갑작스럽게 기권을 선언했고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제작물 업체의 휴무로 새로운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물을 새로이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회 제작물을 모두 떼어 버리면 대회 분위기가 망가진다. 뗄 수도 없는 상황이고… 또한 새로이 제작물을 만드는 것도 사전에 WTA 컨펌을 받아야하며 금요일에 주문을 한다고 해서 금방 나오는 것도 아니다. 테니스 팬들이 다른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 제작 당시만 해도 다 오기로 되어 있었다. 추석 연휴만 아니었어도 새로이 제작을 했을 텐데 불가피한 면을 이해해 주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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