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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내가 오기 전 있었던 선수…왜 벤치? 난 불공평한 일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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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강인이 이번 시즌 2경기 연속골을 넣고도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마주했던 이유가 명확해졌다.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직접 이강인의 팀내 입지를 설명했다.

엔리케 감독은 오는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랭스에 위치한 스타드 오귀스트 들롱에서 열리는 스타드 랭스와의 2024-25시즌 리그1 5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20일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서 이강인에 대한 질문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PSG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자회견 영상에서 현지 언론이 엔리케 감독에게 이강인이 감독의 구상과 잘 맞는지 물어보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내가 오기 전부터 있었던 선수"라며 자신이 원해서 영입한 선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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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주중 있었던 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결국 내가 하는 일이 불공평하고 부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날(지로나전) 출전한 16명의 선수들 모두 선발 출전할 자격이 있었으나 선발로 나서는 건 11명 뿐이다. 난 시즌 내내 불공평할 것"이라며 이강인이 아무리 잘해도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불공평한 일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고 암시했다.

심지어 엔리케 감독은 "난 많은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상황이 벌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냐하면 모두가 준비돼 있고, 모두가 높은 수준에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아름답든 아름답지 않든 그게 PSG 감독의 일이다. 이번 경기(지로나전)가 4~5명의 선수들에게 불공평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게 인생이다"라며 이러한 일들이 선수들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강인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강조했다.

앞서 "이강인은 내가 오기 전부터 있었던 선수"라고 말했던 엔리케 감독은 "라리가에서부터 그를 잘 알고 있었다. 특별하고 뭔가 다른 걸 갖고 있는 선수다. 우리 팀 방식에 잘 맞고, 공 소유 여부를 떠나 영리하다"면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다재다능하며, 신체적으로 강하고 기술도 좋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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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감독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이강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 자원으로 보지는 않지만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으로서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이강인은 그저 '만능 땜빵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시즌 이강인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았고, 중앙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주전 선수들의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했다. 어느 한 곳에 고정된 게 아닌, 여기저기 빈 자리를 메우는 식으로 뛰고 있다. 엔리케 감독이 설명한대로다.

심지어 출전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이강인은 개막전이었던 르아브르와의 2024-25시즌 리그1 개막전서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경기 시작 2분 4초만에 선제골이자 올 시즌 리그 전체 첫 골을 넣으며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24일 열린 2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서는 교체로 출전해 2호골을 신고했다. 후반 17분 우스만 뎀벨레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37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어시스트를 받아 팀의 여섯 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PSG의 6-0 대승에 기여했다. 박스 밖에서 니어 포스트를 노린 호쾌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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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연속골로 3라운드 릴 원정에서는 다시 선발로 복귀할 거란 기대가 있었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이강인을 외면했다. 선발 자리에 이강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오히려 몽펠리에전보다 더 늦은 시간에 교체 투입시켰다.

4라운드 브레스트전은 다시 선발로 나섰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3-1 승리를 도우며 적장의 칭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에릭 로이 브레스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이강인은 정말 인상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로이 감독은 이날 가장 인상 갚었던 선수로 멀티골을 기록한 뎀벨레나 역전골을 터트린 루이스가 아닌 이강인을 뽑은 것이다.

그러나 지로나전에서는 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엔리케 감독의 베스트 11에 들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PSG 소식을 전하는 PSG리포트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이 올 여름 많은 팀들의 제안에도 이강인을 붙잡길 원했던 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이강인을 지키고 싶어했던 건 귀중한 '땜빵 자원'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PSG도 이강인을 '마케팅용'으로 보고 있다. PSG리포트는 "PSG도 이강인을 팔고 싶어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의심할 여지 없는 마케팅 자산이다. 구단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PSG가 이강인이 가진 마케팅적 가치를 쉽게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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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건 이강인 본인의 의사다. 팀 내 에이스급 활약으로 엔리케 감독 눈에 들어 주전 자리를 꿰차거나 주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다른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 중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PSG리포트에 따르면 이강인은 아직까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 매체는 "이강인은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이강인은 모든 경기에서 1분부터 90분까지 뛰는 걸 꿈꾼다. 라커룸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수줍어 보이고 몇 마디만 하지만, 팀에서는 종종 동료를 놀리고, 쾌할하며 친절하다"고 PSG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PSG에서의 첫 몇 달은 쉽지 않았다. 도시와 클럽은 이전 팀보다 훨씬 컸다. 하지만 이강인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모든 팀원들에게 빠르게 호감을 얻었다. 클럽에 막 도착한 뒤 네이마르와 빠르게 친해진 것에서 분명히 드러난다"며 "현재는 마르코 아센시오, 아슈라프 하키미, 우스만 뎀벨레와 가깝다. 특히 아센시오는 이강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많은 조언을 해주면서 이른바 '큰 형'이 됐다"고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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