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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길었던 공백기, '독서'와 함께 더 단단해진 소형준..."야구할 수 있다는 소중함 알게 됐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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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수원KT위즈파크 마운드에 '에이스'가 돌아왔다. KT 위즈 우완 영건 소형준이 1년 넘는 공백기 끝에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2020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데뷔 시즌 26경기 133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이듬해에는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 흐름을 2022년까지 이어가면서 3년간 KT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소형준에게 큰 시련이 찾아온 건 지난해였다. 소형준은 2023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2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2⅓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9실점으로 부진했고, 오른쪽 전완근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회복 이후 1군에 올라왔으나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파열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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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수술) 이후 회복과 재활에 전념한 소형준은 5월 중순 라이브 피칭을 시작으로 복귀에 시동을 거는 듯했지만, 6월 초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 외측 굴곡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회복과 실전 점검 등에 필요한 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전반기 내 복귀가 무산됐다.

재활에 힘을 쏟은 소형준은 지난달 31일 라이브 피칭에 이어 이달 4일과 7일 퓨처스리그 등판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1군으로 올라왔다.

소형준은 1군 복귀 이후 4경기 모두 선발이 아닌 구원 등판했으며, 5이닝 1승 평균자책점 1.80의 성적을 남겼다. 첫 등판이었던 12일 NC전에서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한 뒤 16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22일 수원 SSG 랜더스전까지 모두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소형준은 남은 시즌에도 불펜투수로 경기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더라도 선발로 나서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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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SS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소형준은 "선발로 나가는 것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도록 준비가 되지 않은 만큼 올해는 욕심 없이 1~2이닝 던지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불펜투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불펜투수가 정말 힘든 것 같다. 선발투수는 본인이 나가는 경기 전날 저녁부터 등판 전까지만 묘한 긴장감을 갖고 있는데, 불펜투수들은 그 긴장감을 매일 느껴야 한다. 그래서 경기 종료 이후 피로도가 더 높은 것 같다. 몸을 풀었다가 경기에 나가지 않기도 하고, 또 풀지 않고 있다가 급하게 등판해야 하는 상황도 있어서 그 부분이 좀 힘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유신고 2년 후배이자 올 시즌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마무리투수 박영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소형준은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무리투수보다는 중간에 나오는 투수들이 몸에 대한 피로감이 더 크지 않나. 중간에 나오는 투수들은 국민의례 때부터 스파이크를 신고 있는데, (박)영현이는 안에서 스트레칭 하다가 4회 정도에 스파이크를 착용한다. 최근에는 많이 편해보이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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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소형준은 "완전 좋았을 때라고 하면 아직 (지금의 몸 상태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수술을 받은 뒤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결과로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다. 그냥 재활 등판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수술 이후 제구가 안 된다는 느낌을 받지도 않았고, 공이 내가 생각한 대로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갖고 있다 보면 동작이 작아지기 때문에 그 부분만 좀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 무대 입성 이후 긴 공백기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공을 던질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충분했다. 특히 '독서'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소형준의 이야기다.

소형준은 "매일 야구장에 나와서 운동하고 경기를 소화하는 게 일상이었을 때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했는데, 1년 4개월 동안 야구장에 출근하고 싶어도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때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다.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멘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좀 괜찮아지더라. 그래서 안 좋은 생각을 하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는 책을 읽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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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이 게임을 비롯해 여러 취미 중에서도 독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솔직히 (부상 전에는) 개인적인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수술 이후 재활하고 집에 오면 남는 게 시간이다 보니 '이 시간에 뭘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게 됐다. 게임은 그 시간이 살짝 아깝기도 하고, 워낙 게임을 못하는 편이다(웃음). 내가 고른 책도 있고, 선물 받은 책도 있었는데, 이하영 원장의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라는 책을 구매한 뒤 그 책만 세 번 정도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이 생긴 것 같다"고 독서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복귀 일정이 조금씩 미뤄졌을 때도 독서가 큰 힘이 됐다. 소형준은 "(복귀 연기에 대한) 지루함도 느끼고, 매일 똑같은 운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게 힘들 때마다 조금씩 책을 읽었던 것 같다"며 "심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지친 상태였는데, 좀 더 (몸과 마음을) 회복했고, 가장 큰 건 야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23일 현재 69승2무70패(0.496)로 6위를 마크 중인 KT로선 남은 3경기에 모든 걸 쏟아야 한다. 소형준 역시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어떤 상황에 나갈지 모르는 만큼 항상 긴장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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