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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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선임 과정이 공정했느냐에 대한 축구팬들의 질문에는 속 시원한 대답이 되지 못한 양상이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홍명보 국가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 모두 발언을 통해 "감독 선임 건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다 밝히고 그때그때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며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질의 내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며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 자체도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과 함께 출석한 홍 감독 역시 "감독 선임과 모든 축구적인 측면에서 우리 국민들이 공분을 일으킨 점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이 드러날 경우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감독으로서 팀을 강하게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자기 물러난 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권을 물려 받아 후속 작업을 이어 간 점, 홍 감독이 바그너, 거스 포예트 감독 등 다른 2명의 최총 후보들과 달리 면접 없이 단 2시간만에 사령탑에 낙점된 점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이 이사는 2명의 외국인 감독을 만나기 위한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지난 7월 5일 오후 11시에 '면접'과 같은 면담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기술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토록 한 것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며 "(축구협회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정 회장의 부실한 협회 운영을 질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한국축구는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에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고 홍 감독 취임 후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 2차전에서도 '속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팬들은 정 회장의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행보와 정 회장만을 바라보는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이 결국 한국 축구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는 상황이다. 축구협회가 마치 정 회장 한 사람만의 것처럼 사유화 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가상 디자인에 삽입된 'HDC아레나' 문구를 지적하며 정 회장의 협회 사유화 정황이 드러난 것 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심은 이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 중인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에 쏠린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날 "절차적인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축구협회에 대한) 저희가 지금 감사는 진행하고 있고 10월 2일에 그 부분에 대한 발표를 먼저 할 예정이다.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할 것이다. 감독의 거취 결정은 그 이후에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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