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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기고] K-실버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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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실버, 대한민국을 바꾸다 <2>

아시아투데이

권순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



이들의 정신은 단순한 과거의 영광이 아닌,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영감이 되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의 도전 앞에서 K-실버들은 컨시어지 의료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혁명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투쟁정신은 세대를 넘어 계승되어, 한국 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군 경제 영웅이자, 민주화의 꽃을 피워낸 자유의 전사들이다.

호미에서 반도체로,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파란만장한 대장정을 이뤄낸 이들의 DNA에는 불굴의 정신과 지혜가 흐르고 있다. 이제 그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활력으로 초고령화 시대의 빗장을 풀고 질병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들은 단순한 노년층을 넘어, 선진국 대한민국의 육화된 서사시요, 눈부신 발전의 산증인이다.

마침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란 면류관을 쓰고 경제의 '갑'이 되었다. 슬레이트로 지은 교사(校舍)에서 원조받은 옥수수빵을 먹으며 공부를 해야 했던 K-실버들, 이들이 대한민국을 세계 최빈국을 선진국으로 그리고 가장 민주주의가 화려하게 꽃핀 나라로 만든 것이다.

이런 K-실버 세대가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시할 수 없어 분연히 일어나고 있다. 그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 불굴의 정신은 세대를 넘어 시대를 살아가는 시대정신으로 부활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한국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은 경제 성장과 환경 보존의 균형을 찾는 지혜로운 조언자로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하고 있다.

K-실버 세대의 이야기는 한 세대의 묘사가 아닌, 인간 의지의 승리를 보여주는 장대한 서사시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에서 디지털 혁명의 선구자로, 그리고 이제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 설계자로 변모해 온 그들의 여정은 우리에게 과거의 영광을 회상케 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향한 끝없는 도전 정신을 일깨운다.

그들이 일궈낸 '한강의 기적'은 이제 '한반도의 르네상스'로 진화하고 있다. K-실버의 유산은 후대에 영원히 빛날 것이며, 그 정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계속해서 타오를 것이다. 그들의 헌신과 지혜는 대한민국이 세계무대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우뚝 서는 근간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그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파친코'의 이미진 작가가 말한, "영웅적이고, 비극적이며, 로맨틱하며, 오랜 고통을 이겨낸 강력한 사람들"이 K-실버인 것이다. 그러나 K-실버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며 영원한 청춘의 꿈을 꾸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서사시보다 웅장하고 감동적이다. 그들은 한국 사회에 혁명과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수확했으며,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5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넘어가는 새로운 개혁을 이끌고 있다. 이제 그들은 나이를 거스르는 듯한 활력으로 초고령화 시대의 새 지평을 열고, 질병과의 대결에서 또 다른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K-실버들의 특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팩스와 PC에서 시작해 스마트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 왔다. 이러한 적응력과 학습 능력은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인 컨시어지 의료 시대에 빛을 발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형 컨시어지 의료는 K-실버 세대의 등장과 함께 태동한 혁신적인 의료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의 진화가 아닌, K-실버들의 독특한 경험과 요구가 만들어낸 새로운 의료 문화의 결정체다.

◇K-실버의 강인한 생존DNA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K-실버의 생존력은 한반도의 굴곡진 역사만큼이나 깊고 강인하다. 수천 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단련된 그들의 정신은 마치 백두산의 화강암처럼 단단하고 우뚝 서 있다. 외세의 침략과 식민 지배 속에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일어선 불굴의 DNA에 전쟁의 참화, 가난과 굶주림, 독재와 민주화 투쟁을 거친 저항과 투쟁의 DNA가 식각(蝕刻)되어 오늘날 K-실버가 탄생한 것이다. 그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피로 일군 오늘의 대한민국은 K-실버 생존력의 살아있는 증거다.

K-실버의 '생존 DNA'는 단순한 개념이 아닌 살아 숨 쉬는 현실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헝그리 정신이며,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공동체 의식이다.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이자, 급변하는 세상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유연성이다. 서로 극한 경쟁을 하고 반목질시를 하지만 돌아서면 이웃과 정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며, 한(恨)의 정서를 승화시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의지다.

K-실버의 생존력은 무엇보다 그들의 강인한 정신에서 비롯된다.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절, 그들은 독립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정신은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져 마침내 광복의 그날을 맞이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K-실버는 좌절하지 않았다. 맨손으로 잿더미를 치우고 벽돌을 쌓아 오늘의 번영을 일궈냈다.

K-실버의 교육열은 그들의 생존 전략이었다. 가난했지만 자녀들만큼은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들은 끼니를 거르고 밤낮 없이 일했다. 달빛 아래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호롱불을 밝히던 부모의 마음, 그것이 바로 K-실버의 생존 DNA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적인 교육 강국으로 성장했고, 인재들은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K-실버의 적응력 또한 놀랍다. 한때는 연필로 편지를 쓰던 이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화상통화를 하고 SNS를 즐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서툴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K-실버는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고 활용한다. 그들의 지혜와 경험이 첨단기술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 또한 K-실버 생존력의 한 면모다.

K-실버의 생존 DNA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정(情)'이다. 힘들 때 서로 돕고 기쁠 때 함께 나누는 마음, 그것이 K-실버를 지탱해 온 힘이다. IMF 외환위기 때 전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은 K-실버의 공동체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그것이 K-실버의 생존 전략이었다.

한(恨)의 정서 역시 K-실버 생존력의 한 축이다. 일견 부정적으로 보이는 이 감정은 사실 극복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억울함과 분노를 삭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 그것이 바로 한이다. K-실버는 이 한의 정서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다. 판소리의 구성진 가락, 시인의 절절한 시구, 화가의 강렬한 붓질 속에 한이 녹아있다.

K-실버의 생존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의 정서다. 한은 단순히 억울함과 슬픔의 감정을 넘어서는, K-실버의 역사적 경험이 응축된 복합적인 정서다. 외세의 침략과 식민 지배, 전쟁의 참화, 가난과 억압 등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형성된 한은 K-실버의 영혼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K-실버의 한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다. 그것은 억압과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며,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능력이다. K-실버는 한의 깊이만큼 더 강해졌고, 그 끈질긴 생존 의지로 오늘의 번영을 이루어냈다. 한은 또한 놀라운 창조의 원천이 되었다. 판소리의 구성진 가락, 시조의 함축적 운율, 현대 예술의 혁신적 표현, 모두가 한에서 비롯되었다. K-실버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더 강인한 정신을 갖추었고, 이는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문화의 독창성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한은 K-실버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시련과 고난을 겪을 때마다 그들은 한의 정서를 바탕으로 더욱 강해졌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능력, 그리고 고난을 발판 삼아 더 높이 도약하는 의지 등이 모두 한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회복 탄력성은 K-실버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한 핵심적인 생존 전략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K-실버의 강인한 생존력은 바로 이 한의 정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이 겪은 고난의 깊이만큼 그들의 생명력은 더욱 강해졌고, 한의 정서를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놀라운 창조성과 회복 탄력성을 갖추게 되었다. K-실버의 한은 단순한 슬픔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며, 그들의 생존 DNA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K-실버의 생존력이 오직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경쟁의식과 물질만능주의, 효율성 추구로 인한 인간성 상실 등은 K-실버 생존 DNA의 그림자다. 빨리빨리 문화가 가져온 피로감, 과도한 교육열로 인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공동체 의식의 약화로 인한 개인주의 팽배 등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K-실버의 생존력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기도 하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K-실버의 경험과 지혜는 더욱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들의 생존 DNA를 젊은 세대와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풍요롭고 성숙해질 수 있다. K-실버의 강인함과 적응력, 공동체 정신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뛰어넘을 막강한 무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K-실버의 생존력을 단순히 찬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들의 경험에서 배우고, 지혜를 계승하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K-실버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생존 DNA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잠재해 있다. 그것을 일깨우고 계승해 나갈 때, 우리는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K-실버의 생존력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힘이며, 미래를 향한 등대다.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들의 웃음과 희망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이 위대한 유산을 우리는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K-실버의 생존 DNA,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정체성이자 끝없는 도전의 원동력이다.

※본란의 기고는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권순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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