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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벤탄쿠르, 손흥민에게 사과하다 눈물 뚝뚝...손흥민 "날 보고 거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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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자신을 두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토트넘 홋스퍼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감쌌다.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현재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과 관련해 많은 말을 하지 못한다면서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면서 벤탄쿠르가 그런 발언을 꺼냈다고 해서 자신과의 관계가 틀어질 일은 없으며, 본인은 벤탄쿠르를 여전히 동료로서 사랑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이 발언을 꺼낸 건 27일(한국시간) 열리는 카라바흐FK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손흥민은 해당 기자회견에서 벤탄쿠르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동료애를 드러냈다.

손흥민은 "영국축구협회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내가 벤탄쿠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나는 그를 사랑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벤탄쿠르를 사랑한다"며 벤탄쿠르의 실수를 품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중순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예로 들어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벤탄쿠르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내용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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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포르 라 카미세타'의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토트넘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 선수인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하며 "쏘니?(Sonny, 손흥민의 애칭)"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도 괜찮다고 답했다.

아시아인들의 외모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었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이 논란인 되는 건 당연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자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쏘니, 형제여! 이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으려고 한다거나 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거다. 사랑해 쏘니"라며 사과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로 "이미 롤로(Lolo, 벤탄쿠르의 애칭)와 대화를 했다. 그가 실수했고, 그도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안다. 그는 내게 사과를 전했다. 벤탄쿠르가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형제다. 그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프리시즌에 다시 만나 하나로 뭉쳐서 싸울 것"이라면서 벤탄쿠르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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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탄쿠르를 향한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영국 현지 매체들이 이 사건을 주목한 것은 물론 인권단체가 벤탄쿠르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다.

결국 벤탄쿠르는 FA로부터 기소됐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FA는 벤탄쿠르가 자국 방송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프리미어리그(PL)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는 이유로 그를 기소했다. 또한 FA 규정 중에는 규정을 위반할 시 가중 위반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벤탄쿠르는 인종과 관련된 차별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를 피하지 못했다.

벤탄쿠르가 받을 수 있는 징계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FA 규정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최소 6경기 출장 정지, 최대 1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비롯해 다수의 대회를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의 시즌 초반 계획이 꼬일 가능성이 떠오르는 수준이다.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인종차별 피해자가 된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실수를 저질렀지만, 자신은 괜찮다고 했다. 손흥민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나와 벤탄쿠르는 좋은 추억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토트넘에 합류한 직후부터 같이 뛰었다. 벤탄쿠르는 곧바로 내게 사과했다"며 "당시 나는 집에 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벤탄쿠르가 나에게 긴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메시지에서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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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손흥민은 "이후 벤탄쿠르가 프리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훈련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나에게 정말 미안해했다. 공개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게 사과했을 때 벤탄쿠르는 거의 울고 있었다. 벤탄쿠르가 정말 미안해하고 있었다는 게 보였다"며 벤탄쿠르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고, 그 실수에서 배운다. 나는 로드리고(벤탄쿠르)를 사랑한다. 그가 실수를 한 건 맞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 우리는 팀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형제로서 함께 나아간다"며 벤탄쿠르를 감쌌다.

손흥민의 마지막 말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과 일치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FA가 벤탄쿠르를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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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그 사건을 두고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했고, 두 선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했다고 생각한다. 벤탄쿠르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사과했고, 손흥민은 그 사과와 자신과 가까운 팀 동료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산다. 축구선수든, 길 건너에 있는 사람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 있고 우리 모두가 우리가 했던 행동의 결과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면서 "우리는 사람이고, 인간으로서 노력한다. 우리는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며, 모두가 실수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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