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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亞 투수 최다출전 정우람 “은퇴경기 뛰게 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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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데뷔 50G 이상 15시즌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2차례 홀드왕에 세이브 타이틀도

올핸 등판 없이 투수코치로 활동… 29일 은퇴식 날 타자 1명 상대

동아일보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경기 출전 투수 정우람이 29일 소속 팀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5번째 등판을 한 뒤 선수 유니폼을 벗는다. 사진은 정우람이 1004번째로 출전한 지난해 10월 16일 롯데전 당시 모습.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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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한 타자라도 상대하고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정우람(39·한화)은 자신의 은퇴식을 사흘 앞둔 26일 이렇게 말하면서 “올 시즌에 선수로는 팬들께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은퇴하게 됐다. (은퇴식 날) 등판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 연습은 계속하고 있었는데 어제 (한 타자 상대) 등판이 확정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1년부터 은퇴식을 치르는 선수에 한해 경기 엔트리 정원 초과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 정우람이 소속 팀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29일 대전 안방구장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정우람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등판 투수다.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하고 19세이던 2004년 SK(현 SSG)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후 지난 시즌까지 모두 1004경기에 등판했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단일 리그 최다 등판이다. 군 복무 기간인 2013, 2014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18시즌을 1군 리그에서 뛰었는데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15번이나 된다. 2006년엔 82경기, 2008년엔 85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팀당 한 시즌 126경기를 치를 때로 팀 전체 경기의 65%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정우람은 올해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정우람은 52경기에 나섰던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과 상의해 ‘플레잉 코치’(선수 겸 코치)를 맡았다. 올 시즌엔 1군 경기 등판 없이 잔류군 투수코치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 왔다. 정우람은 “좀 쉬었으니 ‘몸 상태가 나아졌나’ 하고 나름대로 체크를 많이 했는데 (등판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여름쯤부터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냥 코치’처럼 선수들에게 많이 다가갔다”고 했다.

정우람은 홀드왕을 두 차례(2008, 2011년) 차지했다. 2015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SK에서 한화로 이적할 땐 불펜 투수 역대 최고 몸값(4년 84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세이브왕(35세이브)에 오르며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로 남아 있다. 이런 타이틀에도 정우람은 “나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인정해 주는 것 같다”며 “멀리 보지 않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겼다”고 했다.

정우람은 1004경기 통산 977과 3분의 1이닝 투구에서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937탈삼진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000이닝 200세이브 1000탈삼진에 조금씩 모자란다. 정우람은 “우리 팀이 계속 리빌딩 중이어서 욕심을 덜 낸 부분도 있다. 좀 더 발버둥 쳤으면 달성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얻은 게 훨씬 많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100세이브-100홀드를 달성한 선수는 정우람과 정대현 삼성 코치(106세이브-121홀드) 둘뿐이다.

정우람은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가장 슬펐던 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꼽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관중석이 텅 빈 경기장에서 야구를 했다. 팬들이 없으니 이렇게 힘을 못 쓰는구나 하고 느꼈다.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 가장 멋진 모습이 나왔다. 앞으론 그 함성을 못 듣는 게 제일 아쉽지 않을까 싶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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