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손흥민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경기를 일찍 마무리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1라운드에서 카라박(아제르바이잔)에 3-0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전반 7분 라두 드라구신의 퇴장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이른 시간부터 수적 열세에 놓이며 남은 시간 동안 험난한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이 빠르게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어 후반 7분에 나온 파페 사르의 추가골로 토트넘은 여유있는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후반 23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 부근에서 특유의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이를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골문 앞으로 달려들던 도미닉 솔랑케가 집중력을 발휘해 팀의 3번째 골을 완성했다.

그런데 3번째 골이 들어간 직후, 손흥민이 주저앉았다. 곧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교체 명단에 있던 티모 베르너를 준비시켰다. 이어 교체 사인이 나오자 손흥민은 제 발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베르너가 그 자리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손흥민의 혹사 논란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개막 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에 개막한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5라운드까지 마친 상황인데, 손흥민은 모든 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2라운드 에버튼전에서 멀티골을 넣었으며, 5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선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손흥민은 9월에 있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 2연전을 소화했다. 그는 에버튼전을 마친 뒤, 장거리 비행을 통해 귀국했다. 그리고 곧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이어서 한국은 10일에 있었던 오만전을 위해 출국했고, 손흥민은 오만 원정 경기도 풀타임 소화했다.

A매치 일정을 마친 손흥민은 곧바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계속 소화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 사이 토트넘은 2024-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2부 리그의 코번트리 시티를 만났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하며 휴식을 받는 듯했지만, 팀이 0-1로 끌려가자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됐다. 이후 토트넘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손흥민은 이날 카라박전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아제르바이잔 리그 소속의 카라박은 토트넘에 비해 전력 면에서 확연한 열세를 보이는 팀이다. 또한 토트넘은 오는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자연스레 경기를 앞두고 팀 내에서 주축 선수로 분류되는 손흥민이 카라박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카라박전에 손흥민을 선발 출전시켰다. 그리고 결과는 손흥민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아직 부상과 관련해 메디컬 팀과 이야기하진 않았다. 손흥민은 피로한 것 같으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진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계속된 강행군이 결국 손흥민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당장 이날 경기 직전 축구 선수들의 빡빡한 일정을 비판했던 바가 있다. 그는 지난 25일에 열린 토트넘 팬 포럼 행사에 참석해 경기 수 축소를 요구했다. 손흥민은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때때로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확실히 경기 수가 많다. 축구 팬이라면 수준 높은 경기를 보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선수들이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은 없다. 경기도 많고, 이동도 많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데 가끔은 정말 힘들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경기를 소화하면 부상 위험이 엄청나다. 우린 로봇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손흥민은 “경기 수가 확실히 줄어야 한다. 더 나은 경기력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라며 “오해하지 말아달라. 우린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얼마나 많이 이동하는지 보라. 경기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준비하는 일도 있다.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작심 발언을 했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자마자 손흥민이 고된 일정으로 인해 쓰러졌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고된 일정은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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