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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게 명예'가 된 정몽규 회장...지도자협회 "빨리 사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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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4일 국회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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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지도자협회(이하 지도자협회)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즉각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7월에 이어 두 달만에 다시 불거져나온 사퇴 촉구다.

지도자협회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과 미래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세 번이나 연임하며 12년 째 재임하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 재임 중 끊임없이 반복된 실책과 무능, 그리고 비상식적인 경영은 이제 정 회장 체제가 더 이상 존립할 수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보인지 오래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협회는 "최근에는 축구협회에 대한 전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 회장과 현 집행부는 국민과 축구팬들로부터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특히 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협회 임,직원이 보여준 그들의 공정성 기준이 국민 일반의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상식과는 얼마나 큰 괴리감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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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 출석해 국회의원에 질의에 답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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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질의에 답하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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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4일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고위 임원진들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특혜 논란 및 축구협회 행정에 대해 진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은 올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 간 공석을 유지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5월 안에 외인 감독을 정식 선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협상력 부진으로 인해 좀처럼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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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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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 출석한 홍명보 감독이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과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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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감독 공석을 유지하던 축구협회는 울산 HD를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을 데려와 사령탑으로 급하게 세웠다. 대표팀 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했던 홍 감독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의 2시간 가량 면접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홍 감독이 감독 선임에 대한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일었다.

또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축구협회의 부실한 행정에 대해 낱낱이 폭로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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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진술하는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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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전 위원 역시 같은 날 국회에 출석했다. 박 전 위원은 이임생 이사가 홍 감독 선임 당시 동의를 구했느냐는 질문에 "이 이사와 전화통화를 한 1분 정도 했다"며 "동의를 구하는 얘기는 나눴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통보에 가까웠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더불어 제시 마치 감독 후보군 추천 당시에 대해서도 "마치 감독이 왜 1순위인지 모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그런데 9차부터 11차까지는 검증보다 '이제 그만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브리핑때는 국내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혼란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 밝히는 것조차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시 이 이사는 울먹이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도중 갑작스럽게 사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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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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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홍명보 감독은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는 생각은 안한다"며 "전강위에서 1순위로 나를 올렸다. 2~3순위였다면 안 받았다. 그래서 감독을 맡았다. 대표팀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자리인지 알고있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임생 기술이사가 집 근처로 찾아와 면담할 때 한국 축구의 어려운 점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울산이 아닌 국가대표팀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기로 결심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정몽규 회장은 4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부정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정몽규 회장이) 4연임을 강행할 경우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강경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회 출석 전인 20일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는 발언으로 사실상의 퇴진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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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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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지도자협회는 성명문을 통해 "축구협회 행정은 세간의 우스갯소리로 회자되고 있으며, 각종 뉴스와 유튜브 컨텐츠 상위권 소재에 올라있다. 여기에 더해 축구인의 자랑이 되어야 할 축구협회가 또 다시 국회 국정감사의 대상이 되어 언론의 따가운 조명을 받도록 예정되어있다"고 분개했다.

지도자협회는 "첫째, 국민적 신뢰가 무너진 회장과 집행부에 대한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 둘째, 회장 선거 제도의 개혁과 엄정한 선거관리를 촉구한다. 셋째, 정관과 규칙에 의한 투명한 경영과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운영을 요구한다. 넷째, 유소년 정책 등 한국 축구의 중·장기적 발전방향에 대한 근본적 관심과 정책적 전환을 촉구한다" 등 네 가지 대주제의 정책을 촉구하며 정몽규 회장 및 현 집행부의 퇴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축구협회 운영 및 4선 연임 논란과 관련, 오는 10월 22일 대한체육회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되며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나서게 된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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