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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WC2] 두산 ‘가을 영웅’은 이 PS를 내줄 생각이 없다… “오히려 마음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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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두산 정수빈(가운데)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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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없던 업셋, 이유를 보여주고 싶다.

프로야구 두산이 가을 잔치가 조기에 끝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2일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서 KT에 0-4로 비참하게 무릎을 꿇었다. 정규시즌 4위로 가지고 있던 1승 메리트는 소멸됐다. 무승부라면 웃을 수 있다는 작은 어드밴티지가 남았지만, 확률을 감안해볼 때 KT와 사실상 동등한 입장에서 1승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KBO리그에 WC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5위가 4위를 잡아낸 업셋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5위가 1차전을 잡아낸 사례도 2016년(KIA)과 2021년(키움) 두 차례에 불과하다. 9번 모두 최종적으로 5위가 웃었다. KT는 최초의 역사를 쓰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두산은 최초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두산이다. 특히 두산의 가을에 빼놓을 수 없는 정수빈에게는 더욱 그렇다. 두산 원클럽맨으로서 셀 수 없이 많은 PS 무대를 누볐고, 유독 빛나는 가을 DNA를 자랑해왔다. 팬들로부터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유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산의 공격 첨병을 맡는 그는 리드오프로 출전한 전날 1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로 분전했다. 동료들의 침묵으로 득점에 실패했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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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가운데)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안타를 치고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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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초반에 점수 차가 4점까지 났지만, 그래도 2점 정도 빠르게 따라갔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큰 경기는 운도 많이 따라줘야 하는데, 어제는 직선타 같은 경우도 나오고 운이 좀 없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주눅들면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위축되거나 그런 건 없다. 양 팀 모두 오늘 지면 끝인 경기다. 그 점에만 초점을 맞춘다. 어제 (윌리엄) 쿠에바스 공이 좋고 했지만, 문제는 우리다. 우리가 더 집중해야 되지 않나 싶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에 웃어주는 좋은 기억은 있다. 앞서 언급한 5위가 1승을 거뒀던 2021년, 당시 맞은 편에 있던 팀이 바로 두산이다. 키움에 일격을 맞았지만 이내 팀을 정비해 업셋을 막아냈다. 그는 “WC전이 4위가 우위에 있긴 하다. 그러나 야구라는 게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는 거다. 오늘 지면 처음 업셋 희생양이 된다지만, 그건 크게 신경 안 쓴다”며 “업셋을 막았던 그때도 당연히 생각난다. 좋은 기억이 있으니까 그걸 잘 살릴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상대가 이기려고 하는 만큼 우리도 그에 맞게 지지 않는다는 생각 뿐”이라며 “선수들과도 따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진 않았지만, 다들 오히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마음 편할 거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나중에 지켜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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