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레드불 합류→롤러코스터 추락' 클롭, 영상 메시지 공개…"다시 축구 배우고 발전시키고 싶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세계적인 명장 위르겐 클롭이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0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롭은 자신이 왜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 자리를 수락했는지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명장 클롭은 리버풀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감독계 레전드다. 2015년 부임해 약 9년 동안 팀을 이끌어오면서 중하위권을 맴돌던 당시 리버풀을 유럽 최정상급 클럽으로 탈바꿈시켰다.

버질 판데이크, 모하메드 살라, 알리송, 파비뉴, 사디오 마네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착실히 리빌딩을 거친 리버풀은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2018-19시즌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 토트넘 홋스퍼를 물리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엑스포츠뉴스


2019-20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첫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뛰어난 선수들도 있었으나 클롭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업적이었다.

클롭은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을 이끌고 에너지가 고갈돼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감독직을 내려놨다. 약 4개월 동안 에너지를 충전한 클롭은 레드불 글로벌 축구 책임자로서 축구계에 복귀하려고 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 소식에 대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클롭이 리버풀을 떠난 지 5개월 만에 새 직장을 구했다. 레드불에서 글로벌 축구 책임자 역할을 맡기 위해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9년간 리버풀을 지휘하며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성공적인 감독 경력을 썼던 클롭은 지난 5월 사임했고, 이후 휴식을 취했다. 감독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었던 클롭은 레드불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월 1일부터 글로벌 축구 책임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엑스포츠뉴스


매체에 따르면 클롭은 라이프치히(독일),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뉴욕 레드불스(미국)를 포함한 레드불 산하의 모든 축구 클럽의 국제 네트워크를 책임질 예정이다. 클롭은 코칭 문제, 경기 철학, 선수와 감독 개발 및 이적에 관해 각 구단들에 조언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클롭이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자 독일 축구 팬들과 매체들이 거센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독일 축구계에서 라이프치히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에너지드링크 제조사 레드불은 2009년 라이프치히를 창단했다. 5부리그에 있던 SSV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한 후 재창단을 거쳐 3부리그에서 시작했고, 거대 자본을 끌여들여 2016년 1부리그로 승격했다.

엑스포츠뉴스


분데스리가에는 '50+1'이라는 특별한 규정이 있다. 이는 비상업·비영리단체가 구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하게 만들어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팬들이 팀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팀이 외부 자본으로부터 흔들리는 것을 막고 있다.

레드불은 이를 교묘히 빠져나갔다. 레드불은 자체 최대인 49%의 지분을 보유한 뒤, 나머지 51%의 지분을 레드불 고위인사를 포함 십여 명의 관련자들에게만 팔아 의결권을 장악, 자신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막을 여지를 사실상 없앤 것이다. 분데스리가 팬들이 라이프치히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레드불은 RB라이프치히의 'RB'가 기업명 표기 금지 규정에 제재를 받자 '레드불(Red Bull)'이 아닌 독일어 '라젠발(RasenBall)'의 약자라고 해명했다. 직역하면 '잔디 공'이라는 뜻이지만 레드불의 약어 RB를 구단명에 쓰기 위한 술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레드불이 독일 축구 전통을 깼음에도 승승장구해 분데스리가 강호로 거듭하자 라이프치히는 독일 현지 팬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그렇기에 라이프치히 경기 때마다 상대팀 팬들이 라이프치히와 레드불을 비판하는 걸개를 드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엑스포츠뉴스


반대로 클롭은 독일 축구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존경하던 클롭이 독일 축구계를 어지럽힌 레드불 사단에 합류하며 팬들은 큰 배신감을 느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베를리너차이퉁은 "'노멀 원'에서 '영혼팔이 원'으로. 마인츠에서 훌륭한 축구를 선보인 클롭은 팀을 분데스리가로 승격시켰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는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리그 2회, 포칼 1회 우승을 가져왔다. 리버풀에서는 수십억 유로를 앞세운 맨체스터 시티를 이겨내고 리버풀에게 30년 만의 리그 우승을 선물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튜브 구독자 상숭세보다 더 빠르게 모든 걸 내던지고 있다. 레드불로 이적하면서 영혼을 팔아넘겼고, 더 이상 축구계에 낭만은 없으며 차갑고 돈에 굶주린 비지니스만 남아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더선도 "독일의 주요 매체 중 일부는 클롭의 합류를 비판하면서, 특히 RB라이프치히와의 새로운 제휴가 그의 이미지를 파괴한다고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슈피겔'은 "클롭은 리버풀에서 자신을 '노말 원'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조제 무리뉴의 '스페셜 원'과 대조적이어서 칭찬을 받았다"라며 "이제 많은 사람들이 클롭이 이 업계에서 흔한 돈을 쫓는 걸 받아들였다고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엑스포츠뉴스


독일 'T-온라인'도 "레드불과의 계약은 흠잡을 데 없는 인물이라는 클롭의 이미지를 파괴했다"라며 "많은 사람들은 클롭이 악마와 계약을 맺은 것처럼 생각한다. 그는 순식간에 자신의 기년비를 무너뜨렸고, 주장했던 것 만큼 축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독일 팬들과 언론이 클롭에게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클롭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드불의 제의를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선에 따르면 클롭은 "여러분 중 일부는 이미 들었을 수도 있고, 일부는 모를 수도 있지만 2025년 1월 1일부터 난 레드불에서 글로벌 축구 책임자가 될 것이다. 정말 기대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몇 달 전에 난 더 이상 터치라인에 있는 자신을 보지 못한다고 말했고, 지금도 그렇다"라며 "하지만 난 여전히 축구를 사랑하고, 여전히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엑스포츠뉴스


그러면서 "레드불은 내게 완벽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난 수년간 수집한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라며 "우리 모두 나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감독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난 커리어 동안 승격과 강등 그리고 타이틀과 트로피를 위해 싸웠다"라며 레드불에서 일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때로는 실패했고, 때로는 성공했다. 그걸 다루는 건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라며 "그리고 다시 배우고 싶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3일마다 경기를 해야 돼 배울 시간이 거의 없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제 시간이 있고 기회가 생겼다. 축구에 무엇이 유용한지 보고, 느끼고, 알아내고 싶다. 축구도 조금 발전시키고 싶다"라며 "정말 기대되지만 이제 휴가를 다시 가야 한다. 1월에 만나자"라며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클롭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