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등이 5등으로 둔갑했다.
신테용 감독이 폭발할 수 밖에 없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6분이 주어졌는데 주심이 무려 3분을 더 줬다. 인도네시아가 실점하자마자 종료 휘슬이 울렸다. 가만히 있을 지도자와 선수는 없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승리를 도둑 맞았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바레인 마나마 국립령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C조 3차전 바레인과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앞섰으나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포를 내주고 2-2로 비겼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역사적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최종예선) 승리를 눈 앞에 뒀으나 심판의 석연치 않은 결정에 땅을 쳤다. 신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심판이 편파판정을 했다"며 대놓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이날 무승부로 B조 3경기에서 3무(승점 3)를 기록, 6개국 중 5위를 달리게 됐다. 3전 전승으로 승점 9인 일본이 선두다.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이 승점 4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 따라 2~4위를 나눠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4위보다 승점 1 뒤진 5위다. 중국이 3전 전패로 꼴찌다.
인도네시아가 이겼더라면 승점 5를 기록하면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오르며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본선행 직행 티켓까지 가능할 정도였다. 그런데 막판 심판 때문에 5위로 추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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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예선에선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되며 3~4위는 4차예선에 돌입해 역시 본선 티켓을 노린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선 C조 6개국 중 최소 4위 안엔 들어야 인도네시아 축구사 첫 월드컵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다. 어쨌든 초반 무패 질주를 통해 경쟁력 있는 팀임을 입증했다.
이날 기선은 홈팀이 제압헸다. 전반 15분 페널티지역 먼 곳, 골문에서 40m 정도 되는 곳에서 시도한 모하메드 마르훈의 오른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무회전 프리킥과 닮은 꼴로 볼이 골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골이었다.
네덜란드 리그 등에서 뛰는 귀화 선수들을 줄줄이 영입한 인도네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페널티지역에서 두 팀 선수들 사이를 흘러 벨기에 덴더에서 뛰는 인도네시아 공격수 라그나르 오랏망운 앞에 떨어진 것이다. 오랏망운이 골문 앞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었고 동점골이 됐다.
이어 후반 29분 역전 결승포가 터졌다. 인도네시아 역습 때 신태용 감독의 애제자로 지난 4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한국과의 8강전에서 골을 터트렸던 라파엘 스트라윅이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맹렬히 몰아치는 홈팀 선수들의 공격을 막고 또 막았다.
그러나 이 때 오만 국적의 아메드 아부 바카르 사이드 알 카프 주심이 개입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후반 추가시간 6분을 잘 버텼음에도 종료 휘슬을 좀처럼 불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사고가 터졌다. 정해진 추가시간이 3분이나 지난 뒤 인도네시아가 동점골을 내줬다. 코너킥 때 골문 앞에 있던 선제골 주인공 마르훈이 자신의 앞으로 볼이 다가오자 발을 쭉 내밀어 바레인을 구해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추가시간이 전부 소멸되고도 3분이나 더 주어진 것에 분통을 터트렸다. 주심에게 달려가 강하게 항의하는 등 화를 참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들이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가까스로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선수들을 달래며 경기를 마친 신 감독도 기자회견장에선 3차예선을 주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직격탄을 날렸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에 따르면 신 감독은 경기 후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 때까지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했다"라며 "그러나 경기 중 심판의 판정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 AFC가 더 발전하려면 심판의 판단력과 리더십도 향상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이어 "추가시간은 6분이어야 했는데 9분이 넘었다. 그렇다면 심판의 결정은 편파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왜 우리가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다"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승점 1~2점 차이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갈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당한 편파 판정이 훗날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주목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주심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을 내린 이유를 두고 AFC 회장이 배경 아니냐고 추측하는 중이다. AFC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13년간 바레인 국적인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가 맡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5일 중국 칭다오에서 중국을 상대로 3차예선 첫 승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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