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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정규시즌 통산 2369경기 뛸 동안 한국시리즈는 냄새도 못 맡아본 삼성 강민호, 이번 가을은 어떤 엔딩이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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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데뷔하면서 갖는 두 가지 목표를 꼽자면 금전적인 부를 충분히 얻는 것,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삼성의 ‘안방마님’ 강민호의 프로 생활은 절반의 성공이다. 금전적인 부분은 충분히 채웠다. 2004년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민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만 세 번을 행사했다. FA 계약으로만 벌어들인 돈이 191억원(2014년 4년 75억원, 2018년 4년 80억원, 2022년 4년 최대 36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KBO리그 FA 계약 누적 총액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인 기록도 훌륭하다. 홈런(338개), 타점(1242개), 안타(2111개), 득점(969개) 등 대표적인 공격지표에서 포수 통산 1위를 모두 강민호가 차지하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를 꼽자면 강민호의 이름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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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강민호에게도 딱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은 고사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대 통산 경기 출장 1위(2369경기)에 빛나는 강민호지만, 한국시리즈는 냄새도 맡아보지 못했다. KBO리그 역대 2000경기 이상 출전한 21명의 선수 중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NC·2058경기)가 유이하다.

강민호와 손아섭의 공통점은 프로 데뷔팀이 롯데라는 점이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이다. 강민호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손아섭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에서 뛰었다. 정규시즌 경기를 많이 뛰고도 한국시리즈 무경험 선수들의 순위를 줄세워보면 강민호와 손아섭이 1,2위에 위치하고 이대호(은퇴·1971경기)가 3위에 올라있다. 4위는 2008년 롯데에서 데뷔해 여전히 롯데에서 뛰고 있는 전준우(1725경기)다. 1∼4위가 모두 롯데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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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2021년에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가긴 했다. 당시 정규시즌을 KT와 공동 1위로 마친 삼성은 1위를 결정짓는 타이 브레이크를 치렀지만, 그 경기에서 0-1로 패하고 말았다. 결국 플레이오프엔 직행했으나 두산에 2전 전패로 물러나며 또 다시 한국시리즈 진출엔 실패했다.

올해 가을은 강민호의 숙원인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을 맴돌 것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삼성은 투타에 걸쳐 신구조화가 적절히 이뤄지며 시즌 내내 상위권에 위치했고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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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으로 어느덧 한국나이로 마흔이 된 야수 최고참인 강민호는 후배들의 활약에 업혀가며 무임승차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 게 아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한 7~8월 한여름에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한 끝에 올 시즌은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1의 호성적을 냈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803이닝을 소화하며 포수로서의 경쟁력도 뽐냈다.

LG와 13일부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걸고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 입장에선 주전 안방마님인 강민호의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맹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LG는 정규시즌 171도루로 팀 도루 2위에 올랐고,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무려 12개의 도루를 성공시킬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는 팀이다. 강민호가 얼마나 LG 주자들의 발을 봉쇄하느냐가 중요하다. 아울러 LG는 6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는 반면, 삼성은 2021시즌 이후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다 젊은 선수들의 비중도 높아 백전노장인 강민호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과연 강민호는 프로 데뷔 21시즌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포수 마스크를 써볼 수 있을까. 누구보다 한국시리즈 무대가 간절한 강민호에게 이번 가을은 어떤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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