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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아직도 10년 전 오타니로 보이니… 오타니에게 일격 맞고 “분하고 한심하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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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센가 코다이(31·뉴욕 메츠)는 일본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로 오랜 기간 군림했다. 미국에서도 유명해진 ‘유령 포크볼’을 앞세워 많은 일본프로야구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통했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에서는 센가를 상대로 좋은 기억도 있었지만, 오히려 당한 기억이 더 많았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센가를 상대로 그다지 강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오타니는 2013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인 2017년까지 센가와 총 23타석에서 상대했다. 타율은 0.227(22타수 5안타)로 신통치 않았고, 무려 13개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도 두 개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센가가 오타니를 잘 통제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10년 전 오타니와 지금 오타니는 완전히 다른 선수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타자다. 올 시즌 오타니보다 더 좋은 득점 생산력을 뽐낸 선수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정도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오타니가 우위를 점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5년 계약을 한 센가는 오타니와 한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오타니는 우측 담장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포함해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센가에 KO승을 거뒀다.

그런 센가와 오타니의 만남은 화제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에 3승2패를 거둔 LA 다저스, 그리고 필라델피아에 3승1패를 거두고 올라온 뉴욕 메츠는 14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일정을 시작했다. 1차전 선발로 메츠는 센가를 예고했고, 센가와 오타니의 대결은 현지에서도 화제였다. 센가는 13일 공식 훈련이 끝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에 대해 “어떤 투수도 이 시점에 상대 타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하지만 속으로는 오타니를 반드시 봉쇄하고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센가가 정해진 투구 수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경기 시작부터 만날 오타니를 봉쇄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 1실점으로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센가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반대로 다저스는 센가를 일찍 무너뜨리면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 투수들을 만날 수 있는 만큼 초전 박살이 중요했고, 리드오프로 나선 오타니는 그 몫을 해야 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타율 0.200에 그친 오타니는 0-0으로 맞선 첫 타석에서 센가를 상대했다. 첫 대결은 센가가 기세를 올렸다. 초구 바깥쪽에 커터를 던진 센가는 2구째 패스트볼을 존 안에 넣었다. 오타니가 공략할 수 있는 코스였지만 초구 커터에 잔상이 남아있는 듯 타이밍이 그렇게 잘 맞지 않았다. 타구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튀었고, 평범한 2루 땅볼이 됐다.

그러나 센가는 오타니를 잘 잡고 오히려 흔들렸다. 구위가 정상적이지는 않았다. 가장 좋을 때보다 구속도 떨어졌다. 이어 무키 베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공이 날렸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2B-2S까지는 잘 끌고 갔지만 프리먼이 5구째 포크볼을 잘 참은 게 결정적이었다. 센가는 반드시 승부했어야 하는 카운트에서 바깥쪽 커터를 던졌지만 이게 존 안으로 타고 들어가지 못하면서 또 볼넷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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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가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포수가 잡기 어려운 곳으로 공이 날아갔다. 제구가 흔들리자 센가에게 상대적으로 존 안에 넣기가 용이한 패스트볼을 계속 요구했지만 존에서 계속 벗어났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굳이 무리해서 공략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1사 만루가 만들었다.

센가는 윌 스미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2사 후라 일단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내면 1회를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물 오른 다저스 방망이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후속 타자 맥스 먼시가 2B-1S의 배팅 카운트에서 센가의 커터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잘 맞은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키며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날 좌타자 상대 커터가 존 안에 잘 들어가지 않았던 센가인데, 이번 공은 너무 가운데 몰렸다. 더 큰 타구를 허용하지 않은 게 다행인 코스였다.

센가는 일단 1회를 2실점으로 넘겼지만, 2회에도 제구난에 시달렸다. 선두 개빈 럭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화근을 만들었다. 그러자 다저스는 1번 타자 오타니를 고려해 9번 토미 에드먼에게 희생번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1사 2루에서 오타니가 이번에는 센가를 공략했다. 초구 커터가 다시 가운데에 몰렸다. 1회에는 빗맞았던 오타니지만, 이번에는 1·2루간을 뚫고 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쳐 센가를 울렸다.

그러자 메츠는 30구를 던진 센가를 그대로 강판시켰다. 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타니의 적시타가 센가를 마운드에서 몰아낸 셈이 됐다. 센가는 이날 1⅓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3실점의 최악 피칭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메츠는 경기 초반 센가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0-9로 져 첫 판을 내줬다.

센가는 경기 후 침울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센가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분하고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자책했다. 이어 이날 30구만 던진 상황에서 다음 등판에 대한 계획에 대해 “던질 준비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답으로 대신하고 싶다”면서 다음 경기에서의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뉴욕 메츠 감독은 “(센가의) 컨디션이 나빴다. 패스트볼의 살아 있는 느낌이 없었고, 구종을 컨트롤 할 수 없었다. 경쟁력 있는 피칭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센가의 다음 등판이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로테이션상으로는 5차전 선발 등판 예정이지만, 이날 30구만 던졌기 때문에 5차전 이전에 불펜에서 대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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