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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기상청 믿는다" 이것이 염경엽이 초강수를 둔 이유, 그는 비를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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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기상청을 믿는다"

벼랑 끝에 몰렸던 LG가 기사회생했다. '염갈량' 염경엽(56) LG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였다. 선발투수 임찬규가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LG는 주저하지 않고 6회초 1아웃부터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에르난데스는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고 LG는 1-0 승리를 따내며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에르난데스가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타자는 윤정빈이었고 윤정빈은 우측 외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충분히 홈런을 예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타구는 펜스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고 에르난데스는 두 팔을 벌리며 환호했다. 에르난데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르윈 디아즈에게 초구 시속 152km 직구를 던져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7회초 선두타자 박병호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속 128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은 에르난데스는 강민호도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 신바람을 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익수 홍창기가 김영웅의 타구를 잡기 위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홍창기를 외면하고 우전 3루타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2사 3루 위기에 몰린 에르난데스는 이재현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 아웃을 유도, 1점차 리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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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에도 나온 에르난데스는 1사 후 김지찬에게 2루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고 2사 후 윤정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하필 위기에서 만난 타자는 디아즈였고 에르난데스는 디아즈에게 시속 150km대 직구 3개를 연달아 던지며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LG는 1-0 리드가 이어지자 9회에도 에르난데스를 마운드로 호출했다. 에르난데스는 'KKK'로 삼성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선두타자 박병호와 8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에르난데스는 이번에도 시속 133km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 삼진 아웃 처리를 했고 대타로 나온 이성규에게는 시속 149km 직구를, 앞서 3루타를 맞은 김영웅에게는 시속 151km 직구를 던져 나란히 삼진 아웃을 잡았다. LG는 에르난데스의 역투 속에 1-0 리드를 지키면서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신고했다.

그야말로 총력전의 표본이었다. 당장 LG는 18일에도 오후 6시 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삼성과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에르난데스가 투구수 60개를 기록하면서 연투는 불가능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 종료 후 "에르난데스가 내일(18일)은 못 나온다. 비가 오지 않나. 그것만 믿고 있다. 기상청을 믿고 에르난데스에게 긴 이닝을 맡겼다"라면서 "만약 비 예보가 없었다면 디트릭 엔스도 등판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에는 오후에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어 플레이오프 4차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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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염경엽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플레이오프 4차전이 하루 연기된다면 LG는 또 한번 에르난데스 카드를 통해 총력전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하루 쉬면 또 나올 수 있냐'는 말에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몸 상태를 체크하고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시선은 온통 플레이오프 5차전에 쏠려 있다. 과연 LG가 1996년 현대, 2023년 KT처럼 '리버스 스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손주영은 5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때는 모두 대기한다. 임찬규도 불펜에서 있을 것이다"라는 염경엽 감독은 "5차전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염원이 크다. LG는 지난 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리는 팬들에게 왕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조금 부족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이 1차 목표다. 쉽지 않겠지만 내 바람이다. 약속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다"라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말이다.

염경엽 감독은 하늘에 운명을 맡겼다. 우천취소로 에르난데스가 플레이오프 4차전에도 등판할 기회가 주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장수 외인' 케이시 켈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에르난데스는 올해도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력이 있는 만큼 LG에 입단할 때부터 '우승 청부사'로 주목을 받았다.

정규시즌에서 11경기에 나와 47이닝을 던져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남긴 에르난데스는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5차전을 모두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면서 '우승 청부사'의 진면목을 보인 에르난데스가 LG의 '대역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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