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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구자욱은 삼성 우승 위해 무릎까지 내줄 각오다…"2위로 올라온 만큼 더 패기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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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는 2위에서 올라온 만큼 더 패기 있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탈환을 꿈꿨다. 삼성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신승하면서 시리즈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행이다.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며 동료들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었던 구자욱은 누구보다 크게 파이팅을 외쳤다. 강민호가 8회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결승 솔로포를 쳤을 때는 자기 일보다 더 기뻐했다. 구자욱은 박진만 삼성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고 강민호를 더그아웃에서 맞이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동료들을 지켜보며 감동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구자욱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내가 경기에 못 나가서 엄청 심장이 떨렸다. 사람들이 눈물도 흘리고 그랬는데, 조금 감동적인 순간들이 되게 많았던 것 같다. (강)민호 형이 계속 안 맞고 있다가 오늘(19일) 칠 것 같았다. 민호 형이 칠 줄 알았고 조금 믿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한국시리즈 진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똑같이 못 치는 것은 못 치는 것이고, 못 치더라도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자는 말을 선수들한테 했다. 워낙 디트릭 엔스(LG 선발투수)의 공이 좋았다. 우리 타자들이 집중은 했지만, 엔스에게 당황하기도 했다. 민호 형이 그 흐름을 잘 끊어 주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민호 형이 내 생각에는 플레이오프 MVP"라고 답하며 자신을 대신해 선수들을 이끈 안방마님 강민호에게 엄지를 들었다.

구자욱은 삼성이 플레이오프 1, 2차전 통틀어 20득점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선수다. 2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0.800(5타수4안타)에 이르렀다. 홈런 1개에 3타점을 기록하며 1차전에는 데일리 MVP도 차지했다. 구자욱은 정규시즌부터 삼성의 공격 활로를 뚫는 핵심 전력이었다.

그런데 불의의 부상으로 펄펄 날던 구자욱이 멈춰섰다. 지난 15일 치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따라붙은 점수를 뽑아야 하는 점수를 뽑으려는 의지가 강한 나머지 2루를 훔치다 슬라이딩을 잘못했다. 선수 본인의 표현으로는 순간 무릎이 나갔다 들어오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구자욱은 일단 참고 그라운드에 남아 르윈 디아즈의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에 힘입어 홈을 밟았다. 1-1 균형을 맞추는 귀중한 득점이었는데, 구자욱은 절뚝이며 달리질 못했다.

병원 검진 결과 왼무릎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없었던 구자욱은 16일 오전 곧장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이지마치료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 기간을 줄여보자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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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일본행을 결심했던 상황을 되돌아보며 "슬라이딩을 하자마자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직감적으로 무릎이 나갔다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나는 타박상인 줄 알았다. (무릎을) 굽혔다 폈다 했는데 움직여져서 그때는 1회였고, 중요한 시리즈고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어서 그랬다. 그런데 주루플레이를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아프더라. 통증이 심한 나머지 절뚝이는 모습을 보여서 지켜보는 분들께 죄송했다. 도루가 후회스럽다고 자책했다"고 했다.

이어 "1%의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어떤 방법이든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구단에서 흔쾌히 잘 알아봐 주시고 보내주셔서 바쁘게 다녀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지마치료원에 다녀오면서 통증은 잡았지만, 기적처럼 손상된 인대가 하루이틀 만에 말끔히 나아질 수는 없다. 구자욱이 한국시리즈에 가서도 선발 출전이 가능할지 지금은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자욱은 다만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무릎을 바칠 각오로 한국시리즈에 나서려 한다. 그는 "진짜 무릎이 좀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치료에 전념하고, 괜찮아질 수 있도록 밤마다 얼음찜질도 하고 그래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정규시즌 1위팀 KIA 타이거즈다. KIA는 특히 타격이 막강한 팀으로 꼽힌다. 38홈런-4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이 있고, 나성범과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20홈런 타자 셋이 버티는 중심 타선도 묵직하다. 김선빈과 최원준, 박찬호 등은 빼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짜임새를 더한다. KIA는 정규시즌 팀 타율 0.301, OPS 0.828, 812타점으로 모두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삼성은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KIA를 꺾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삼성은 1986년과 1987년, 1993년까지 KIA(당시 해태)와 모두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1986년과 1987년 모두 삼성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각각 1승4패, 4패로 타이거즈에 무릎을 꿇었다. 1993년에는 2승1무4패로 밀려 고배를 마셨다. 무려 31년 만에 성사된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타이거즈 징크스를 끊을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구자욱은 "우리는 2위에서 올라온 만큼 더 패기 있는 모습,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KIA는 지금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경기력을 충분히 경기할 만큼, 딱 4경기 적당히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더 자신 있는 스윙과 투구를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플레이오프에 보여준 저력을 KIA를 상대로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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