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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3주전 퍼터 바꾼 조우영…프로 첫승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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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일 더 채리티 클래식 정상에 오른 뒤 동료들에게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조우영이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다.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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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골프존 오픈을 제패해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수식어를 얻은 조우영(23·우리금융그룹)이 마침내 프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후 22번째 출전 대회인 더 채리티 클래식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컵을 품에 안고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조우영은 20일 강원도 양양군 설해원 더레전드 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적어낸 조우영은 단독 2위 허인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조우영은 지난해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큰 기대를 받고 KPGA 투어에 데뷔한 조우영에게 적응 기간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앞서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만 4번 이름을 올리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8위, 상금랭킹 15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하나 아쉬운 게 있었다. 바로 우승이다.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를 비롯해 몇 차례 우승 경쟁을 했지만 마무리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프로 첫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했던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톱5에 들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조우영은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한 그는 역전 우승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1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해 1번홀부터 버디를 잡아냈다. 1타씩 줄여가던 조우영은 13번홀과 14번홀에서 2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가 됐다. 1타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중 마지막 18번홀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를 낚아챘다. 까다로운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그는 오른손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조우영은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기 위해 한 샷, 한 샷 집중해서 쳤는데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승승장구하는 프로 골퍼 조우영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우영이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건 퍼트다. 그린 위에서 남은 거리에 관계없이 퍼트를 쏙쏙 집어넣은 조우영은 KPGA 투어 통산 2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으로는 2억원을 받아 시즌 상금 4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절친했던 장유빈의 추천으로 퍼터를 바꾼 효과도 확실히 있었다. 공동 4위를 차지했던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부터 오디세이 투볼 퍼터를 사용하고 있는 그는 3개 대회에서 1승을 포함해 모두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조우영은 "올 시즌 내내 2m 이내의 퍼트 성공률이 높지 않아 고민이 컸는데 맬릿형 퍼터로 바꾼 뒤 모든 게 해결됐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퍼터를 추천해준 유빈이에게 정말 고맙다.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은 만큼 걸맞은 선물을 하려고 한다. 지금의 퍼터를 바꾸기로 마음먹은 나 자신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모두의 채리티'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는 13억원 상당의 기부금이 모였다. '함께 기부하는 대회'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대회명에 주최사 이름을 제외한 동아쏘시오그룹은 10억원을 따로 기부했다. 이번 대회 컷 통과에 성공한 선수들과 골프장 설해원은 각각 1억원을 모아 전달했다.

이번 대회 기간 모인 기부금은 소아 환우 치료 등에 사용된다. 우승 상금의 30%를 기부한다고 밝힌 조우영은 "주최사 동아쏘시오그룹이 멋진 대회를 열어주신 만큼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6000만원을 추가로 기부하려 한다. 앞으로도 좋은 일에 동참하는 조우영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양양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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