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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연예인폰 기대했는데, 다들 ‘깜짝’…“아직도 이걸 써?”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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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GQ KOREA 유튜브채널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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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이걸 딱 꺼내는 순간, 사람들이 제 정체성을 바로 알아차려요. 언제 샀는지도 모르겠어요(GQ KOREA 공식 채널 인터뷰 영상 중).”

배우 류승범이 옷에서 꺼낸 건 다름 아닌 스마트폰. 한눈에 봐도, 낡았다. 이 모델은 아이폰6. 2014년에 출시된 모델이니 정확히 10년 됐다. 그는 “많이 안 써서 그런지, 고장도 안 나고 배터리 문제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청바지도 20대부터 입던 걸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즐겨 입고, 선글라스도 부식됐지만 멀쩡하니 계속 쓴다고도 했다. 그는 말했다. “하나의 물건을 떠나 관계를 갖는 것 같아요.”

10년째 쓰는 스마트폰이 내 정체성이라는 삶, 멋지고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10년째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수리하려 해도 불편하고 어렵고 비싸다.

수리해서 또 쓰고 또 쓰고, 그래서 누구나 10년째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권리,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수리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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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유튜브채널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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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은 주로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다닌다고 밝혔다. 그만큼 잘 쓰지 않는단 의미다. 10년째 고장 없이 쓸 수 있었던 이유다. 일반적인 사용량에선 10년째 고장 없이 쓰기란 쉽지 않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평균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2년 9개월. 이마저도 최근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짧은 교체 주기에 따라 전 세계에 쏟아지는 폐휴대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중국순환경제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매년 평균 4억대의 폐휴대폰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의 ‘세계 전자폐기물 모니터’에 따르면, 폐휴대폰을 포함, 2022년에 발생한 전자폐기물은 6200만톤에 이른다. 줄지어 늘어놓으면 지구를 한 바퀴 감싸고도 남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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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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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계획적 진부화’ 경영기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계획적 진부화’는 의도적으로 제한된 수명의 제품을 만들고, 그 기간이 지나면 그 제품을 더 쓰지 못하게 하는 경영 전략이다. 신제품 출시 기간에 맞춰 자연스레 스마트폰 사용주기가 2년 내외로 정해졌다는 의미에서다.

최근엔 이에 반발, 스마트폰을 더 오래 쓸 수 있는 권리를 되찾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작년 말 미국 뉴욕주는 법적으로 수리권을 보장하는 미국 최초의 주(州)가 됐다. 이에 따라 뉴욕 내 디지털 전자기기 제조업체는 소비자나 수리업체가 직접 수리할 수 있도록 부품과 도구, 문서 등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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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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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일찌감치 수리권을 추진, 이미 올해 공식 법이 발효됐다. 그에 따라 EU 회원국은 2026년까지 이 내용을 자국 내 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에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기존의 자원순환기본법이 순환경제사회법으로 개정되면서 업체는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보장하고 수리 서비스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률적 기반을 이제 마련한 단계다. 입법예고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녹색연합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기·전자제품의 수리 관련 정보가 소비자에 충분히 제공된다는 답변은 17.8%에 그쳤다. 부족하다는 답변은 41.8%에 달했다.

특히, 가장 기본인 수리비용에 대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는 답변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녹색연합은 “제품의 공식 보증기간을 연장해 적극적으로 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폐기보다는 수리를 선택하도록 수리 제품에 대해서 보증기간을 연장해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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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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