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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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기는 패턴, 장타가 나와야 한다.”

궁지에 몰린 사자 군단이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다시 깨어날까.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패해 우승 확률이 10%까지 곤두박질친 삼성 라이온즈는 3, 4차전(25~26일)을 앞두고 장타력을 회복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삼성은 장타가 나오면 이겼고, 장타가 없으면 졌다. 박진만 감독이 끊임없이 “장타력”을 언급하는 이유다.

엘지(LG) 트윈스와 치른 4번의 플레이오프는 ‘한방’을 갖춘 삼성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규리그 팀 홈런 1위(185개) 구단인 삼성은 홈구장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총 8개의 홈런포(1차전 3개, 2차전 5개)를 터트렸다. 엘지가 불펜 승리조를 투입했지만, 홈런에 엎어진 분위기를 되살리긴 어려웠다. 3차전을 0-1로 내준 삼성이 4차전을 1-0으로 이기고 시리즈를 마감할 수 있었던 이유도 포수 강민호의 솔로홈런 덕분이었다.

그러나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홈런포가 광주에서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삼성 타선은 기아(KIA) 타이거즈를 만나 단 한 개의 홈런(김헌곤·1차전)만을 내는 데 그쳤다. 타자들이 이전 경기로 체력을 소진한 데다 우천으로 1차전이 서스펜디드(경기 연기)가 되면서 흐름을 잃은 모양새다. 3-8로 패한 2차전에서는 안타 개수(12개)가 기아(10개)보다 오히려 2개나 많았지만, 득점 기회에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단타 위주로 나오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남은 3, 4차전은 ‘홈런 공장’이라고 불리는 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진다. 삼성에는 플레이오프 때의 좋은 기억을 되살려 다시 한 번 팀의 강점인 장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구장이다. 상황에 따라선 타선의 핵심인 구자욱이 대타로 출전할 수도 있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기까지 타율 8할로 펄펄 날았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여러 차례 더그아웃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 라이온즈 선발 데니 레예스(오른쪽)와 기아(KIA) 타이거즈 선발 에릭 라우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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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3차전 선발은 데니 레예스이다. 레예스는 가을야구에서 2번 선발 등판해 13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66으로 호투했다. 기아에 견줘 상대적으로 허약한 불펜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팀의 1선발이다. 마운드에서 최소 실점으로 막는 동안 가라앉은 삼성 타선에서 장타가 나온다면 1, 2차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레예스가 정규리그 때 기아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던 것은 부담이다. 상대 피안타율이 0.365로 꽤 높았다.

레예스에 맞서는 기아 선발은 에릭 라우어다. 지난 8월 기아 유니폼을 입은 라우어는 삼성전에 단 한차례 등판해 3⅓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의 성적을 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