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7-6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 선수단은 경기 종료 직후 필드 위에 설치된 무대에서 월드시리즈와 MVP 트로피 수여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원정을 함께 한 가족들과 잠시 시간을 보내다 바로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이 다저스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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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선수단은 비닐로 둘러싸인 클럽하우스에서 광란의 우승 기념 파티를 벌였다. 더 이상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들은 맥주와 샴페인을 뿌리고 시가를 피우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 취재진이 뒤섞여 광란의 파티가 진행중인 클럽하우스 밖에는 의외의 인물이 서있었다. 다저스와 경쟁한 뉴욕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이었다.
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절망에 빠진 선수들을 다독이고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뒤 유니폼 차림 그대로 상대 팀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뒷주머니에는 경기 중 사용한 라인업 카드가 그대로 꽂혀 있었다.
그는 클럽하우스 밖으로 나온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 몇 명과 악수를 나눈 뒤 다시 홈팀 클럽하우스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분 감독이 원정팀 클럽하우스를 직접 찾은 것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는 만나지 못했지만, 둘은 로버츠 감독이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경쟁하던 사이였다. 분은 남가주대학(USC), 로버츠는 캘리포니아대학 LA캠퍼스(UCLA)에 진학했고 LA 지역 최대 라이벌 관계인 두 학교의 선수로서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월드시리즈에서 감독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로버츠는 “애런은 진정한 프로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게 와서 우승을 축하해줬다. 우리는 오랜 시간 서로 경쟁을 해오며 서로를 존중해왔다”며 둘 사이에 대해 말했다.
로버츠와 분 두 감독이 3차전 시작 전 선수 소개 시간에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어 “내 생각에 분 감독은 야구계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둘은 비슷한 시장을 연고지로 두고 있다”며 분 감독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의 세계는 힘들다”며 말을 이은 그는 “언제나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그와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는 그의 팀을 정말 잘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패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분 감독은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은 심장을 바쳤다. 서로를 위해 뛰고 서로를 사랑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모두에게 힘들 것”이라며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보낸다. 이번 시리즈 그들은 우리보다 나았다. 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겪어온 길, 우리가 싸워온 길,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터프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포츠의 세계는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냉정하다.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로버츠는 명장 소리를 듣겠지만, 분 감독은 이제 입지를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다음 시즌에 대한 팀 옵션이 남아 있는 분 감독은 그의 앞날에 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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