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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청설' 홍경이 그리는 청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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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청설 홍경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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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홍경이 제 옷을 입었다. 20대에 할 수 있는, 청춘들을 위한 영화 '청설'에서 마음껏 춤췄다.

영화 '청설'(연출 조선호 감독·제작 무비락)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홍경은 "이 영화를 처음 하게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이 기다려왔다. 극장에서 20대 배우들이 춤출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 자체가 특별했다. 좋은 긴장감과 설렘을 품고 있다"며 "저 역시 이번 언론배급시사회 때 극장에서 완성본을 본 게 처음이었다. 저희 영화는 그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찰나의 미묘하고 세세한 감정을 잘 담아낸 것 같아서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전해질까 하는 궁금증이 있다. 20대들만이 가진 에너지가 있는데 이 에너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청설'은 20대 청춘들이 찾아나가는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지나온 시기이며, 동시에 모두가 지나올 시간이다. 이 같은 '청설'만의 특별함을 강조한 홍경은 "20대, 혹은 이 시기를 지나면서 누구에게나 처음이 존재한다. 그 시기를 영화로 그려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개인적인 특별함이 있었다. 누구나 그 시기를 거쳐오지만,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지나고 나서야 아파하고, 지나고 나서야 그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알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서 그 시간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며 "동시에 영화가 가진 순수함이 있다. 세상이 빨라지면서 모든 것이 휘발되는 순간에도 변하지 않은 건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 누군가에 와닿는 거다. 세대가 달라져도 그건 불변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이 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경은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부분을 두고 "걱정이 많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경은 "답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한 번하게 됐을 때 분명하게 남기고 싶은 것이 크다"며 "제가 뭔가를 흉내 내고 따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작에서 어떤 지점을 참고하진 않았다. 다만 순수한 지점들이 끌렸다. 이미 시나리오를 구축해 놓으셨고, 그 부분들이 대본에 잘 담겨있었다. 이걸 바탕으로 상상의 타래를 펼쳐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경험은 많이 없지만 첫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그게 영화이길 바랐다"며 "단순히 청량하고 맑고, 이 시기에만 내뿜을 수 있는 발랄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뿌리가 있어 보였다. 마음을 어떻게 내보이고, 전할 것인가 하는 것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보이더라. 그러한 부분들이 제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청설'은 그야말로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다. 단순히 서사나 감정선뿐만 아니라 비주얼 역시 마찬가지다. 홍경은 "머리 세팅도 안 했다.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하고, 가볍게 선크림 정도였다. 물론 이런 영화니까 잘생기고 번듯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빈틈없이 잘생긴 것 보다 순수한 모습이 제 마음을 더 사게 되더라. 바람이 불면 머리가 날리고, 좀 못난 표정도 지어보고, 그런 수수한 면이 자연스럽게 담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오히려 빈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경은 자신이 해석한 용준에 대해 "전 용준이가 자기 고집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냥 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탱자탱자 생각 없이 퍼져있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감독님과 세부적으로 공간을 꾸밀 때도 아이디어를 냈던 게 이 친구는 철학과를 나왔으니까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았다. 용준이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찾아나가는 과정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홍경은 "제가 이 친구와 같이 걷는 거니까 들여다볼 때마다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보였다. 제가 보는 것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제가 저를 모르면 또 누가 알겠냐"며 "사실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많았다. '처음'이라는 것이 두려울 텐데 용준이는 처음 느껴보는 것들을 솔직하고, 온전하게 마주한다. 굉장히 사려 깊고 솔직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친구에게 끌렸다. 저 자신은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너무 좋아서 고백하지 못한 순간들도 많았다. 너무 좋아서 돌아가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런 순간들이 후회되더라. 근데 용준이는 그렇지 않더라. 개인적으로 용준이를 보면서 영향을 받은 지점들이 많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홍경은 이번 작품에서 육성이 아닌 수어로 더 많은 양의 대사를 소화했다. 이에 대해 홍경은 "제작진과 수어 선생님에게 온 마음을 다해서 감사드리고 싶다. 첫 촬영 전 2~3개월가량 정도 시간을 주셔서 수어를 배웠다. 그 시간이 특별했던 건 수어를 배우면서 제 몸으로 체득되는 것들이 많았다"며 "육성이 아니라 수어니까 제 표정이나 몸이 자연스럽게 유연해지더라. 그런 것들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재밌고, 흥미롭고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홍경은 이미 공공연한 '영화 덕후'다. '청설' 역시 스크린 개봉이라는 점에서 선택하게 됐다는 홍경은 "스크린에서 주는 에너지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극장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조금 더 특별하다. TV나 OTT로 개인이 어느 공간에서 보는 것과 달리, 영화는 극장 안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지 않냐. 그것 자체가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는 젊은 세대 중 한 사람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제가 퍼포먼스를 잘해야 하겠지만, 노력해보고 싶다. 젊은 배우들이 극장에서 많은 작품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홍경은 영화를 사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너무 자연스럽게 많이 접했다. 얘(영화)를 떼놓고 산 시간보다 붙이고 산 시간이 더 긴 것 같다. 어린 시절 극장을 많이 찾았었고, 극장이 주는 힘을 알았다. 거기서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 자체에 매료됐다"며 "사실 처음엔 그냥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스크린 안에서 에너지를 뿜는 사람들에게 매료됐다. 호기심에서 출발했고,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처음으로 해보고 싶다는 것이 연기였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해야 되는 일'이 됐을 때의 두려움이 있다. 홍경 역시 "정말 솔직하게 두렵다. 가족들에겐 털어놓지만, 전 늘 제가 이 작품이 마지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제 마음에 있어야 하는 일인데, 그 마음이 닳아버리면 가짜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온 마음을 다해서 던질 수 있는 건 한정적이고, 그걸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점이 두렵다. 동시에 그 두려움 때문에 나아가는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경은 자신이 그리는 30대의 모습에 대해 "너무 궁금하지만 잘 모르겠다. 그때가 돼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지 않냐. 지금의 저보다 무엇이 더 쌓일까 궁금증이 있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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