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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상 초유 '계약 예고'…최정은 왜 FA를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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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수가 FA 원해…6일 발표 예정"

뉴시스

[인천=뉴시스] = 30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3회말 1사 1루 SSG 최정이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2024.09.30.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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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사상 초유의 '계약 예고'다. SSG 랜더스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리는 6일 최정과의 FA 계약을 발표하겠다고 미리 알렸다.

SSG는 지난 4일 "최정 선수 측과 만나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 측이 FA 계약 방식으로 진행하기를 원해 FA 시장이 열리는 6일 계약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 발표한 FA 승인 선수 명단에는 최정의 이름이 포함됐다.

지난 2일 KBO가 공시한 FA 자격 선수 30명 명단에 포함됐던 최정은 예고대로 FA 권리를 행사했다. 최정이 FA가 된 것은 3번째다.

5일 KBO가 발표한 FA 승인 선수는 6일부터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지만, SSG는 미리 최정과의 계약을 '예고'했다.

FA 계약을 예고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물론 2024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을 최정이 SSG에 남을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20년간 한 팀에서만 뛴 최정은 팀에 상징적인 존재다. '랜더스의 심장'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SK, SSG 소속으로만 22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495홈런 1561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 통산 홈런 1위다.

2018시즌을 마친 뒤 SK와 6년, 최대 106억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한 최정은 6년간 몸값에 걸맞는 성적을 거뒀다.

6시즌 동안 786경기에 나와 타율 0.283 189홈런 576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37을 작성했다. 같은 기간 홈런 1위, 타점 1위, OPS 1위였다.

올 시즌에도 최정은 129경기에서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에 OPS 0.978로 건재함을 자랑했다. 홈런 3위, 타점 9위, OPS 5위에 올랐다.

여기에 꾸준히 3루수로서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도 큰 부상없이 정상급 공격력, 수비력을 자랑하는 최정은 SSG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한 팀에서만 20년을 뛴 최정도 SSG 잔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양 측에는 비FA 다년 계약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했다.

SSG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최정과 비FA 다년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의중을 파악해왔다. 최정이 원하는 몸값과 격차가 있자 시장 상황을 살피며 자금을 확보했고, 9월 중순께에는 에이전트와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공식 만남 이후에도 협상은 비FA 다년 계약을 전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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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4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SG 경기에 출전한 최정 선수가 KBO리그 통산 최다인 468호 홈런을 친 뒤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2024.04.24.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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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구단이 최대로 제시한 액수와 최정이 바라는 금액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는 뜻을 같이했다.

이후 세부사항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고, 점차 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 기한이 다가왔다.

이에 최정 측에서는 FA 계약을 원했다.

최정 측이 FA 계약을 원한 것은 일단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SG는 최정 측에 총액 1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은 2014시즌 뒤 SK와 4년 86억원에, 2018시즌 후 SK와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총액 100억원대 게약을 할 경우 FA 개인 통산 누적 액수가 292억원을 웃돌게 된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두 차례 FA 계약으로 작성한 현재 최고 총액 기록인 277억원(2019년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2023년 두산과 6년 152억원)을 갈아치운다.

총액이 108억원 넘어가면 최정은 사상 최초로 FA 계약을 통해 300억원 넘게 벌어들인 선수가 된다.

또 FA 계약을 하면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비FA 다년 계약의 경우 계약금이 따로 없다. 선수 입장에서 FA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받으면 목돈을 챙길 수 있다.

비FA 다년 계약도 첫 해 거액을 책정하면 일종의 계약금이 될 수 있지만, 이를 2월부터 11월까지 나눠서 받아야한다.

SSG 구단 입장에서도 최정과 비FA 다년 계약이 아닌 FA 계약을 하는 것이 썩 나쁘지는 않다.

비FA 다년 계약을 맺고 첫 해 거액을 줄 경우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어진다. 반면 계약금은 계약기간으로 나뉘어 샐러리캡에 반영된다.

외부 FA 영입을 고려해도 최정과의 FA 계약이 더 낫다.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면 외부 FA 영입시 보호선수 명단 한 자리에 최정을 넣어야한다. 그러나 FA 계약을 하면 자동적으로 보호선수로 묶인다.

SSG는 최정의 뜻을 받아들였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 최정이 FA 권리를 행사하면 생길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예고'를 한 것이다.

SSG는 6일 오후 최정과 만나 계약을 마무리한 뒤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KBO리그 FA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계약 내용이 6일 오후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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