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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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정몽규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정 회장은 일단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다만 이를 최종 결정하는 기구가 협회 내 스포츠공정위원회인데 이 위원회 위원들은 정 회장이 임명한 인사들이라 문체부 요구를 수용할 지는 알 수 없다.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에는 자격 정지, 해임, 제명 3단계가 있다. 자격 정지는 직무 정지, 해임은 면직, 제명은 파면에 해당한다. 자격 정지 이상이면 해임과 제명도 고려하라는 취지다. 자격 정지될 경우, 일단 정 회장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지 기간은 다시 정한다. 축구협회 정관에는 임원(회장 포함) 결격 사유로 “자격정지 이상 징계 처분을 받고 그 기간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를 적시하고 있어 자격 정지 기간이 길어지면 현행 일정 상 축구협회장 등록 마감(12월2일)을 지키기 어려워 정 회장 4선 도전은 물거품이 된다. 축구협회는 문체부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에 징계를 의결한 뒤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제도 개선과 시정 등 조치는 2개월 이내에 조치하고 보고해야 한다.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과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차입금·보조금 등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위반 사항을 다수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감사 결과 브리핑을 5일 열고 “홍 감독 선임 시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 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뒤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회장이 면접을 진행하고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책임을 물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인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 징계를 요구했다”고 했다.

더불어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해서는 “축구협회는 재원 조달을 위해 문체부 장관 사전 승인 없이 615억 한도 대출 계약을 맺었다”면서 “(문체부)보조금 77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센터 내부에 축구협회 사무공간을 제외하기로 했는데 이를 어겼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해당 업무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보조금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태 연루자 등 징계자 100여명을 ‘기습 사면’하려 한 것에 대해선 “근거 없이 사면권을 부당하게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이밖에 남녀 성인 대표와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 43명 중 42명이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기술 본부 등 선임 권한이 없는 자가 최종 선임에 관여해 지도자 선임 절차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남녀 연령별 국가대표팀 지도자 필수 자격증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국가대표팀 피지컬 코치 4명이 필수 자격증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피트니스 레벨 1′을 보유하지 않았는데도 지도자로 선임해 활동하게 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도자 추천 시 특정 개인이 선임 권한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규정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비상근 임원들에게 자문료 형식의 급여성 보수 약 28억원을 방만하게 집행했으며, AFC 인정 최고 등급 지도자 자격증인 P급 자격증 강습회에 불합격 처리해야 할 수강생 6명을 합격 처리한 점 등도 지적했다. 문체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현대산업개발 직원의 축구협회 부적정한 파견 등 의혹 사항은 별도로 감사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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