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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쉿! 남편 몰래 해리스 찍자” 경합주 女화장실에 붙은 쪽지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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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자화장실 등에 나타난 쪽지. “기표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혼자입니다”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X(옛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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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합주의 여자 화장실과 미용실 등에서 ‘남편 몰래 해리스에게 투표하라’라는 내용의 쪽지가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대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은밀한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여성들만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등의 공간에 ‘당신의 의사에 따라 투표하라.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내용의 쪽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WP가 실제 사례라며 소개한 쪽지에는 “기표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혼자입니다”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는 개인적인 일입니다. 누구를 찍었는지 말할 필요 없습니다” 등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이는 일부 여성들이 보수적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편이나 남자친구, 가족 등의 압박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여성 유권자 8명 중 1명은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그와 다른 후보를 찍는다고 답했다.

이 선거운동이 맨 처음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러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Women for Harris-Walz)은 몇달 전부터 회원들이 이 같은 쪽지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공동 창립자 질 내쉬는 “2020년에 일부 여성들이 투표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며 “그 이후로도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기를 꺼리는 모습을 봤고, 선거 운동가가 문을 두드릴 때 문을 여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해리스를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 ‘보트 커먼 굿’(Vote Common Good)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디지털 광고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은 한 여성이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와 함께 투표소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여성은 혼자 투표소에 들어가 다른 여성과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짓는다. 그런 다음 투표용지의 해리스 칸에 표시한다. 여성이 투표를 마치고 나오자 남성은 “올바른 선택을 했지?”라고 묻고, 이 여성은 “물론이지, 자기야”라고 답하며 투표소를 떠난다.

영상은 “기억하세요, 부스에서 일어나는 일은 부스에 그대로 머무릅니다. 해리스-월즈에게 투표하세요”라는 할리우드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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