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과 문체부 유인촌 장관.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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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 그러나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에 대한 해임 요구처럼 문체부의 결정과 관련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체부는 5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 최현준 감사관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의 최대 관심사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부적정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는 정 회장에 대한 징계 여부였다. 문체부는 이미 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현 감독 선임에 대해 문체부는 이미 지난달 중간 발표에서 "축구협회가 관련 규정과 절차를 위반한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이날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문책(징계)·시정·주의를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협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 선임에 대해 "추천 권한이 없는 회장이 면접을 진행하고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 시에는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 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후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이에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인 상근 부회장, 기술 총괄이사 등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독 선임뿐만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다만 문체부의 요구가 강제성이 없는 까닭에 징계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결정될 사안인데 협회장과 가까운 위원들이 징계를 내리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최현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최종 발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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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 감사관은 "협회 스포츠공정위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 현 제도상 감사관실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감사관실 차원에서는 적절히 이행이 안 되면 이행 감사를 더 할 수 있다"면서 "체육국에 여러 정책 수단이 있는 만큼 면밀히 협의하고 여론을 수렴해서 축구협회가 바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31일에도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사무 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 점검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협회 김택규 회장의 해임과 사무처장의 중징계를 요구했는데 역시 강제성을 담보할 수 없는 조치였다. 당시 이정우 체육국장은 "협회 공정위가 징계를 내리지 않으면 대한체육회에 요구하고, 그마저도 안 되면 관리 단체 지정, 보조금 환수 등의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감독 재선임도 마찬가지다. 문체부는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후보자를 다시 추천해 선임하는 방안을 포함해 절차적 하자를 치유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브리핑 이후 이와 관련한 질문에 최 감사관은 "협회가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스스로 바로 잡으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기존 계약을 협회가 유지하든, 변경하든, 취소하든 옵션 있을 것"이라면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현재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진행 중인 만큼 홍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사령탑을 뽑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이후 홍 감독이 선임되기까지도 6개월이 소요됐다. 이와 관련해 최 감사관은 "원칙적으로 2개월 안에 재선임 등 방안이 이뤄져야 하지만 어려울 경우 향후 스케줄을 포함해 조치 계획서를 제출하면 괜찮다"고 밝혔다. 사실상 강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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