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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고 터진 뒤 "몰랐다"…이동윤→오킹·임창정, 면죄부 될 수 없는 무지[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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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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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속사, 오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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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몰랐어요. 아는 사람이 한다고 해서 도와준 것뿐입니다."

연예인들이 자신들이 홍보한 상품이나 가게, 브랜드로 인해 논란이 생긴 뒤 흔히 하는 핑계다. 연예인들의 소구에 대중들은 쉽게 혹한다. 얼굴이 알려진 만큼 연예인들에게 대중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근감, 호감도가 생기고, 이는 신뢰도로 이어진다. 논란이 생기면 연예인들은 '몰랐다'고 주장한다. 이는 일종의 책임 회피다.

개그맨 이동윤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연루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31일 A 중고 자동차 판매 회사 대표 유모씨와 이동윤 등 일당 40명을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797명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249억 원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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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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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회사는 개그맨 출신 딜러 이동윤을 고용해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액의 절반가량을 지원해 주겠다고 홍보했다. 또 보증금 70~80%는 계약 만료 시 반환하겠다는 조건도 걸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직급별로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며 신규 고객의 보증금으로 기존 고객들의 원금을 돌려 막는 이른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방식을 사용했다. 편취한 보증금은 기존 고객들에게 내어주는 식으로 사용돼 기소 전 몰수 조치가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윤은 '개그콘서트' 폐지 후 가족의 생계 유지를 중고차 딜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등을 통해 중고차 딜러가 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동윤은 "과거 개그맨할 때 한창 인기가 좋았을 때 그리고 지금 일의 영업이 잘 됐을 때 비교하면 현재 일이 더 좋다. 내가 판 것만 100억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폰지 사기' 사건이 알려지자 이동윤은 방송, 유튜브 등에 출연해 "저를 믿고 계약해 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며 "회사의 이런 판매 방식이 사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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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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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를 해명한 건 이동윤뿐만 아니다. 넷플릭스 예능 '더 인플루언서' 우승자이자 방송계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유튜버 오킹은 '스캠 코인'(암호화폐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오킹은 지난 2월 스캠 코인 의혹을 받는 위너즈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오킹은 당초 이 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부인했다가 뒤늦게 인정했다.

오킹은 "스캠 코인과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사직에 오르게 된 것은 '함께 콘텐츠도 하게 됐는데 이사직을 하자'고 해서 한 거다. 등기이사로 돼있던 것도 아니고, 이사직 관련 일도 한 게 없다", "전부 몰랐다고는 안 하겠다. 하지만 코인 관련해서는 하나도 관여한 적이 없다" 등 해명했다. 이처럼 오킹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위너즈 측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및 강요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최승정 위너즈 전 대표는 오킹과 나눴던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오킹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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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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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돼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었다. 당시 이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가 구속된 바 있는데, 앞서 임창정이 라덕연 대표가 주최했던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임창정 측은 "라덕연 대표에게 수년간 파트너로 투자한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골프 자선 행사였으며, 임창정은 라덕연 대표가 해당 행사에 초대해 가수로서 노래와 멘트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내가 버는 모든 돈을 라덕연 대표에게 투자하겠다'라는 발언은 보통 기업 행사처럼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을 뿐 투자 유치 등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임창정은 이 사건과 관련, 검찰에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경솔한 행동으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준 점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있다.

연예인들이 기본적 지식 없이 무지성으로 홍보, 광고, 투자 권유를 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자신이 필요할 땐 밀접한 관계를 맺고 돕다가 사건이 터지자 '몰랐다'는 해명으로 발을 뺄 일이 아니다. 이는 도덕적 해이다. 대중들은 유명인만 믿고 투자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홍보라는 책무를 맡았을 때, 자칫 잘못하면 사회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자신이 무엇을 홍보하는지에 관해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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