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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아주돋보기] '위기' 홍명보, 선임 이유였던 울산 빌드업 챗GPT에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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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 6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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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울산 HD 시절 홍명보 감독의 빌드업을 봐오시지 않았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 총괄 이사는 지난 7월 홍 감독의 선임 사유를 공개하며 해당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빌드업에서 K리그 1위를 하고, 기회 창출에서도 1위였다. 모든 게 홍 감독이 맞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이 해오던 스타일을 끌어올려 3차 예선을 통과하는 것을 고려해야만 했다. 제 선택을 비난하셔도 좋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그동안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을 토대로 한 전술을 해왔기에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홍 감독을 뽑았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이 이사의 발언대로 홍 감독의 울산 시절 빌드업은 어땠을까. 갑작스레 궁금해졌다.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갖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분석을 시도했다.

울산은 올 시즌 22라운드까지 홍 감독이 지도하다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따른 갑작스러운 사퇴로 인해 이경수 수석코치가 23라운드부터 3경기 동안 임시 감독을 맡았다. 이후 김판곤 감독이 부임하면서 26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에 K리그 데이터 포털에 나와 있는 비프로11(Bepro11) 오픈 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세 감독의 지표를 활용했다. 챗GPT가 정리한 세 감독의 전체 기록 표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해당 지표를 이미지화해 챗GPT에 물어본 뒤 확인한 결과 약간의 오차는 발생했다. 그러나 해당 지표에서 활용한 패스의 경우는 모두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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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울산을 이끈 홍명보, 이경수, 김판곤 감독의 데이터를 토대로 챗 GPT가 산출한 빌드업 전체 지표 [사진=챗GPT 응답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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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해당 지표는 각 감독이 치른 경기 횟수가 달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에 공정한 규칙을 적용하기 위해 각 감독이 팀을 이끈 경기당 지표 분석을 챗GPT에 요청했다. 결과값은 아래처럼 나타났다.




홍 감독은 패스, 단거리 패스, 전방 패스, 횡패스, 후방 패스, 공격진영 패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비진영 패스는 이 감독대행이 1위를 기록했다. 이후 해당 지표의 토대로 빌드업 점수를 요청하니, 챗GPT는 해당 산출값을 모두 더해 '빌드업 점수'라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 '빌드업 점수'에는 패스 항목에서 총 7개 지표만 들어갔다. 빌드업 점수는 이 7개의 지표를 모두 더한 값이다.




결과값을 살펴보면 홍 감독이 1560.4점으로 1위였고, 이 감독대행이 1365.6점, 김 감독이 1285.7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홍 감독은 지난 2021년부터 울산을 이끌었고, 이 감독대행도 2023년부터 울산 수석 코치를 지낸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 감독은 홍 감독의 사임으로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 속 팀을 잘 추슬러 K리그 우승을 만들었다.

그래도 통계 분석 결과만 보면 이 이사의 홍 감독 선임 이유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통계적 모순도 드러난다. 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홍 감독은 11승6무5패, 이 감독대행은 1승2패, 김 감독은 8승2무1패를 나타냈다. 성적 순으로는 김 감독이 1위, 홍 감독이 2위, 이 감독대행이 3위다.

그렇기에 단순 빌드업 통계 지표가 모든 경기력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축구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기회 창출 및 상대 수비진의 실수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한편, 홍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직이 박탈될 위기에 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 절차에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국가대표팀 감독 재선임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아무리 홍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이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도, 선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주경제=이건희 기자 topkeontop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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