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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리뷰] 김재중·김준수,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JX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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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JX 2024 콘서트 [사진=팜트리아일랜드, iNK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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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공연장을 찾아주신 분들도 있겠지만 '현생'을 사느라 우릴 잠시 잊었던 분들도 이번 공연을 기회로 다시, 많이 찾아와주신 것 같더라고요."(김준수)

현실에 치여 과거를 잊고 살았더라도 공연장 안 모든 이들의 '아이덴티티(IDENTITY)'는 지워지지 않았다. 20여 년의 공백을 단숨에 지우고 정체성을 공고히 한 JX는 김재중, 김준수의 역사는 물론 K팝과 팬덤의 역사까지 톺아보는 기록적인 공연이었다.

11월 9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는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JX 2024 콘서트 아이덴티티 인 서울'이 개최됐다.

앞서 JX는 김재중, 김준수의 활동명 첫 글자를 딴 유닛이다. '아이덴티티'는 두 사람이 JX로 선보이는 첫 프로젝트. 두 사람의 재회 소식에 온오프라인이 발칵 뒤집혔고 '아이덴티티'는 일찌감치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팬들의 요청에 시야제한석을 추가로 오픈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오르는 무대인 만큼 JX는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한 곡들로 셋리스트를 꾸렸다. 동방신기 신드롬의 시작점이었던 '라이징선(Rising Sun)'으로 포문을 연 이들은 '퍼플라인(Purple Line)' '오정반합(O-正.反.合.)'까지 파워풀한 무드의 곡들로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20여 년 동안 다져온 내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다섯명이 함께 불렀던 노래지만 보다 성숙해진 보컬과 여유로워진 퍼포먼스로 풍성하게 무대를 꾸몄고 어떤 공백도 느껴지지 않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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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는 "첫 공연을 마친 뒤 긴장을 많이 했다. 거의 20여 년 만에 부른 곡들이 있어서 걱정이 많았다. '이걸 우리가 (다시) 잘할 수 있을까?' '팬 여러분이 좋아해 주실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하지만 첫 공연을 무사히 잘 끝나서 오늘은 더 여유롭게 즐기면서 마지막까지 끌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재중은 첫 공연을 마치고 목 부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사실을 전했다. 그는 "어제 공연을 마치고 약을 먹은 뒤 잠들었다. 잠시 깬 사이에 휴대폰을 보려고 했더니 목이 안 돌아가더라. 아침에 급히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나아졌다"고 털어놨다. 팬들이 걱정 어린 반응을 보내자, 김재중은 "신기하게도 무대에 오르니 (통증이) 싹 사라졌다. 완전히 나았다"며 팬들을 달랬다. 김준수 역시 "여러분의 응원과 함성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거들었다.

파워풀한 무대를 마친 뒤에는 발라드와 미디엄 템포곡들을 선보였다. '왓에버 데이 세이(Whatever They Say)' '믿어요' '스카이(SKY) '넌 언제나' '그리고' 등 밝고 청량한 분위기의 곡부터 가슴 뭉클한 발라드 등으로 팬들의 떼창을 이끌며 소통했다.

데뷔 21년 차의 내공은 공연 곳곳에서 빛났다. 김준수, 김재중은 다양한 장르 곡들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떼창을 이끌거나 대화하며 소통했다. 팬들 모두 공연에 몰두하고 함께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김준수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옛날 생각이 물씬 났다. 노래 연습할 때도 몇 번이나 울컥했었다. 꿈에 그리던 이미지 같은 걸 오늘 비로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재중 형도 저도 포기하지 않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재중도 "정말 잘해왔구나 싶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해줬던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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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팬들에게도 의미 깊은 자리였다. '현실'에 치여 살던 팬들이 두 사람의 만남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김재중이 "오래 모든 길을 함께 걸어왔던 분들도 계실 테지만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던 분들도 오늘을 기회 삼아 와주셨을 거로 생각한다"며 시동을 걸자, 김준수는 "일에 치이고 사랑도 하며 우리를 '잊고 살다가' 이번 콘서트로 와주신 분들 손을 들어달라"며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쾌하게 팬들과 대화를 이어간 두 사람은 "요즘은 이렇게 해야 한다. 어디 가지 마라. 다음에도 공연에 와달라"며 21년 차 내공 가득한 '아이돌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류'를 일으켰던 선봉장인 만큼 일본 곡으로 꾸린 섹션도 선보였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명곡을 내놓았던 이들은 팬들을 위해 당시 인기를 끌었던 '스탠드 바이 유(Stand By U)' '아스와 쿠루카라(明日は來るから)' '도우시떼키미오스키니낫테시맛탄다로(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 '비긴(Begin)' '프라우드(Proud)' 등을 선보였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을 찾은 많은 해외 팬들 위해 스크린에는 일본어, 한국어 가사가 나란히 배치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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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는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고 언제 또다시 (콘서트를) 하게 될지 모르지 않나. 언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거지만 좋은 곡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번 섹션은 일본 활동 곡들로 꾸렸다"며 "너무 꿈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중은 "어제오늘 '프라우드'를 부르며 뭉클했다. 아직도 못했던 이야기가 많다. 못한, 못할 이야기가 음악 속에 녹아있고 이 음악을 느낄 때 답답함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 있다. 준수가 노래하는 걸 들으면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김준수는 "팬들을 보며 노래할 때도 울컥하는데 재중이 형 눈을 못 보겠더라. (활동할 때) 제가 보통 오른쪽 끝에 있고 재중 형이 가운데 있었다. 화음 할 때 눈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더라. 눈물을 못 참겠기에 3초 이상 못 보겠다. 그 시절로 돌아간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아프기도, 영광스러웠던 복잡하고 미묘한 추억이다. 그래도 중요한 건 그 시절이 있었기에 노래를 들으러 와주시고 함께 노래하고 있다. 영광스럽고 누구나 기쁘고 정말 행복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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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아이덴티티'의 마지막 곡으로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주문-미로틱'을 선곡했다. 추억에 빠진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김재중, 김준수의 무대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며 장관을 이루었다. 특히 '더 웨이 유아'에서 '주문-미로틱'으로 이어지는 사운드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를 끌어냈다. 그동안 수없이 후배 아이돌 가수의 '주문-미로틱' 커버 무대를 보았지만 역시 '정품'의 힘은 달랐다. 특별 무대로 보내기에 너무나 아깝다는 인상마저 남겼다.

"이대로 보내긴 아쉽다"는 생각이 들 무렵 두 사람은 '허그' '풍선'으로 데뷔 시절의 추억을 꺼냈고, 팬들이 부르는 '돈 세이 굿바이(Don't say goodbye)'로 촉촉히 감성을 물들였다.

김재중은 "눈물 흘리는 여러분을 보면서도 속으로는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립고, 슬프고, 외로워도 결국 지금 같이 있지 않나. 지금 함께하는 순간을 감상을 느낀다는 감정이었다. 눈물 짓는 여러분을 보며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준수는 "만약 JX 콘서트를 한 번 더 하게 된다면 '돈 세이 굿바이'를 부르겠다. 사실 이 노래는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부를 수 없었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이 노래가 저희가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곡이기 때문이다. 의미가 남다르다. 여러분 목소리로 들어보니 정말 좋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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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앵콜로 JYJ 활동곡이었던 '엠프티(Empty)', 동방신기 대표곡인 '러브 인 더 아이스(Love In The Ice)'를 연달아 부르며 본 무대를 넘어서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천년의 아이돌'이다. K팝 아이돌의 바이블로 20여 년간 다진 내공을 엿 볼 수 있었던 시간. JX의 '아이덴티티'는 변치 않았다. 이들의 다음 페이지가 기다려 질 뿐이다.

한편 JX 2024 단독 콘서트 '아이덴티티'는 10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마무리되며 12월 14, 15일 이틀간 일본 사이타마 베루나 돔에서도 팬들과 만난다.

아주경제=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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