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올해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벌써 FA로 계약한 금액만 285억원에 달한다.

FA 시장이 개장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FA 승인 선수는 총 20명. 이들 가운데 이미 계약을 완료한 선수만 5명이다.

SSG는 이례적으로 최정과의 FA 계약을 '예고'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SSG가 이미 최정과 계약에 합의했지만 최정 측에서 FA 계약을 원해 FA 시장이 열리기까지 기다렸다가 발표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SSG는 최정과 4년 총액 110억원에 계약했고 최정은 그렇게 '종신 랜더스맨'이 됐다. 무엇보다 SSG가 110억원을 전액 보장하는 계약을 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정은 이번 FA 계약으로 리그 최초로 FA 계약 총액 300억원을 돌파한 선수로 남았다. 4년 86억원, 6년 106억원 계약에 이어 이번에도 4년 11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FA 계약으로만 총액 302억원을 기록, 진짜 FA 재벌로 등극했다.

SSG의 공식 발표에 앞서 KT가 우규민과의 FA 계약을 발표하면서 이번 FA 시장 '계약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고 올해 불펜투수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부활에 성공했다. KT는 우규민과 2년 총액 7억원에 계약하면서 깔끔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자 한화의 광폭 행보가 이어졌다. 한화는 FA 시장에 나온 유격수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한데 이어 'FA 최대어'로 꼽힌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과 4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하며 빠르게 전력을 보강했다. 이틀 만에 128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한 한화는 내년 시즌 신축구장 개장에 맞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심우준과 엄상백이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졸지에 FA 대어 2명을 떠나 보낸 KT는 내야진 보강을 위해 베테랑 FA 내야수 허경민과 접촉했고 4년 총액 40억원에 붙잡는데 성공했다.



빠르게 FA 계약을 마친 5명의 계약 총액은 285억원. 벌써부터 '돈잔치'가 시작된 만큼 남은 선수들은 어떤 대우를 받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틀 동안 128억원을 화끈하게 투자한 한화와 달리 아직 조용한 팀도 있다. 바로 롯데다. 롯데는 물론 내부 FA 단속에 집중해야 하는 당면 과제가 있다. 그동안 롯데 불펜을 지켰던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이 나란히 FA를 신청했다. 상대적으로 불펜투수진 사정이 좋지 않은 롯데 입장에서는 당연히 필요한 선수들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롯데가 외부 FA 영입에도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FA 시장이 예상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바람에 "남은 FA 선수들의 몸값도 올라갈 것"이라는 야구계의 전망이 심상치않게 떠오르고 있다.

아직 김태형 롯데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이렇다할 'FA 선물'을 받지 못했다. 물론 롯데는 지난 오프시즌에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을 데려오기는 했지만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이었고 이미 '내부 FA' 안치홍을 놓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물'이라는 개념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오히려 취임이 더 늦었던 김경문 한화 감독이 더 빨리 FA 선물을 받았다.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성적이다. 롯데는 2017년 이후 단 한번도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던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치기는 했지만 끝내 7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명장을 영입하고도 그에 걸맞은 전력 보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롯데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 FA 3총사에게 17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고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샐러리캡 역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를 조용히 보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대로 명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감독 입장에서 내부 단속과 더불어 FA 선물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욕심일까. 이제 롯데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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