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 3선 도전 승인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 출마 자격 갖춰
이 회장,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

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연임 승인 관련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올림픽회관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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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각종 비위 논란에도 3선 도전 자격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회장을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하고 직무 정지까지 통보했음에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 회장의 세 번째 연임 도전을 승인했다. 다만 공정위원들은 이 회장이 임명한 인물이라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대회의실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과반수 출석에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 회장의 연임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내년 1월 14일에 진행되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췄다. 현행 체육회 정관상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한 차례 연임할 수 있고, 세 번째 연임을 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지난 4일 소위원회 1차 심사를 진행했던 공정위는 이 회장에 대한 연임 승인과 관련한 자체 평가에서 기준 점수 60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전체 회의 통과가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이 회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문체부가 직무 정지 통보를 하면서 불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아울러 공정위 전체 회의가 열린 당일에는 체육회 노동조합이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기흥 회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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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체육회 비위 점검 결과 발표 내용에 따르면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가 드러났다. 이에 체육회는 반발하며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문체부는 바로 이 회장의 직무 정지 카드를 꺼냈다. 직무 정지는 평가지표상의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및 청렴성' 항목에 해당돼 공정위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으로 뽑힌 이 회장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야 하는 점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점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연임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문체부의 직무정지 통보에 반발,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아직 배당되지 않은 상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2조의 3(비위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 제2항은 윤리 경영을 저해한 공공기관 임원에 대해 수사 또는 감사를 의뢰하고, 해당 임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공공기관(기타공공기관)이고, 대한체육회장은 공공기관 임원에 해당한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