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돌풍이 다시 한번 전 세계인의 마음을 휩쓸어버릴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를 안고 연출자 황동혁 감독과 제작자 퍼스트맨 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두 번째 '오징어 게임'의 비밀을 직접 밝혔다.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됐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작품 공개 네 달 전에 진행된 간담회임에도,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취재진으로 가득찼다. 과연 '오징어 게임'다운 광경이었다.

전 세계인이 기다려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이정재(기훈)와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 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가 있었다.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탑(최승현) 캐스팅 논란부터 시즌1과의 차별점, 각본까지 맡은 황동혁 감독이 시즌2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 아직 깨지지 않은 전 시즌의 흥행 기록을 향한 도전 등에 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공개된다.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다.

황동혁 감독(이하 황)"지난 2년 넘는 시간 동안 이 작품에 거의 매일 같이 매달려 오다시피 했다. 드디어 이렇게 공개를 발표하고 첫 번째 이런 영상도 공개하고 하니까 실감이 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또 그만큼 많은 기대들을 하시고 있을 거라서, 그만한 부담도 된다.

김지연 대표(이하 김) "저는 사실 너무 떨렸다. '이게 이제 시작이 되는구나'라는 걸 비로소 실감하고 있다."

-시즌2에선 무엇이 달라졌나.

황 "가장 달라진 지점이 있다면 몇 가지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성기훈이라는 캐릭터가 시즌1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게임에 참가하는 좀 어리숙한 캐릭터였다.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 복수를 하기 위해서 다시 게임의 주최자들을 찾고 게임 속으로 뛰어드는 인물이라는 지점이 가장 큰 변화다. 그리고 시즌1에서 인기 있던 모든 캐릭터를 제가 죽여버려서, 그들을 대체할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새로운 게임을 한다. 시즌1에서는 초반에 한 번 등장했던 '이 게임을 지속할 것인가, 그만두고 나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투표가 시즌2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활용된다. 그 투표에서 O와 X로 나뉘어지는 그룹들을 보여주면서, 지금 현재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 선 긋기, 나와 남을 구별하고, 옳은 것과 그릇된 것으로 서로를 규정짓고 서로를 공격하는 그런 갈등에 대해서 묘사해 보고자 했다."

-시즌2에서도 황동혁 감독이 각본을 혼자 다 썼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황 "아예 혼자 한 건 아니고, 대표님, 프로듀서와 보조 작가 한 명이 많이 도와줬다. 그동안 쭉 같이 일을 해왔던 마음에 맞는 작가가 있었으면 좀 더 쉽게 파트너를 찾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 빨리 작업을 해서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작가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은 가장 마음에 맞는, 이 작품을 잘 알고 계시는 프로듀서분들하고 같이 작업을 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었다."

-취재진에게 세트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나.

황 "시즌 1보다는 세트의 크기나 활용도가 시즌 2에서 더 높아진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동화적이고 이런 일들이 벌어질 것 같지 않은, 그런 아름다운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세트들을 만들어보려고 미술감독님, 촬영감독님과 함께 노력을 많이 했다. 아마 다 어릴 때 한 번쯤은 다 해봤던 한국 고유 게임들도 있다. 아니면 전 세계에서 다 하는 게임도 있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쓸 수 없는 것도 있어서 적합하게 조금 변형된 게임들도 등장한다."

-새로운 인물들이 궁금하다.

황 "엄마와 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때 연인 관계였던 젊은 커플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서환 배우가 '기훈아'하고 달려오는 정배라는 캐릭터인데, 시즌 1에서 원래 기훈과 함께 경마장에 갔던 직장 동료였던 친구가 시즌 2에서 다시 등장한다. 강하늘 배우 같은 경우는 군 관련 배경이 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탑 캐스팅 논란이 뜨거웠다.

황 "최승현 배우 같은 경우는 캐스팅하기로 했을 때, 꽤 시간이 지났던 일이었다.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고. 그쯤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뭔가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되지 않았을까란 판단을 하고 캐스팅을 했다. 그런데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현해 주셨다. 제가 생각한 게 좀 잘못됐을 수도 있겠구나, 좀 짧았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사실은 검증도 많이 했다. 본인의 강한 의지도 보여줬다. '오디션을 봐야겠다' 싶어서 오디션 테이프를 보내라고 했다. 리딩을 하면서 불안한 부분이 있었을 때, 다시 한 번 검증을 했을 때도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사실 제가 배우를 하던 시절의 최승현도 개인적으로 되게 눈여겨봤던 배우였다.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최승현 배우가 이 역할을 하는 건 많은 용기와 또 그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배우가 가장 적합하다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논란이 됐지만, 그것을 번복하거나 그러기에는 이미 많은 과정을 그 배우와 지내왔기 때문에, 결과물로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겠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철회하지 않고 진행을 하게 됐다. 아마 작품을 보시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최승현 배우 본인도 이 작품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는 걸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작품이 나오면 다시 한 번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

-제작비는 늘어났나.

김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다. 시즌 2를 기대하시는 시청자분들에게 그래도 뭔가 업그레이드된 무언가를 보여줘야지 시즌 2로서의 의미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량이나 세트를 짓는 부분에 있어서나 시즌 1보다는 훨씬 좋게, 더 멋있게, 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게 화면에 드러나고, 그만큼 시청자들한테 만족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