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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첫 승리를 안긴 선발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은 이제 한국 간판타자가 된 김도영(KIA 타이거즈)에게 엄지를 들었다. 김도영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쿠바와 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13일 대만에 3-6으로 석패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쿠바전 승리로 조별리그 성적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슈퍼라운드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도영은 대만전 패배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조금은 무거워 보인다는 말에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어떤 근거로 그랬을까.
김도영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 온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긍정적으로 느꼈다. 선수들 컨디션도 괜찮았고, 또 타자들도 그냥 몸만 무거웠을 뿐 컨디션도 다 괜찮아 보여서 다음 경기에 또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몸은 가벼워서 앞으로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하며 대표팀 선수들을 조금 더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쿠바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를 만나는 것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모이넬로는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에이스를 맡았던 투수로, 시즌 평균자책점 1.88로 퍼시픽리그 1위를 차지한 투수다. 25경기에서 11승5패, 163이닝, 155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김도영은 모이넬로를 상대하는 것과 관련해 "준비한 것은 따로 없다. 그냥 KBO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았으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똑같이 들어가면 될 것 같다. 나는 이번 경기(대만전)에서 생각보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 게 약간 선수들 개개인의 긴장감은 어느 정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맹활약을 약속했다.
김도영은 모이넬로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며 약속을 지켰다. 한국은 2회말 대거 6점을 지원하면서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사 후 문보경이 좌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박성한이 좌익수 왼쪽 안타를 때려 2사 1, 2루를 만들었다. 박성한이 2루를 훔치며 2, 3루로 상황을 바꿨고, 최원준이 유격수 앞 적시타를 때려 1-0 선취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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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7-1로 앞선 7회말 타석에서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8-1로 거리를 벌리면서 왜 그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이 선정한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했다. 톈무야구장에 모인 복수 ML 스카우트들은 김도영의 타격과 수비를 지켜본 뒤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도영으로선 뜻밖의 메이저리그 쇼케이스가 된 셈이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곽빈의 구속도 계속 측정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적장인 아르만도 욘슨 쿠바 감독은 김도영을 극찬할 수밖에 없었다. 욘슨 감독은 "좋은 타격 기술을 갖췄고, 힘도 세고, 앞으로도 잘될 것 같다"며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라고 인정했다.
곽빈은 "역시 우리나라 대표 타자인 (김)도영이가 이제 또 같은 팀에 있으니까 정말 정말 든든하다. 그래서 도영이한테 감사하다. 사실 모이넬로 투수가 이렇게 점수를 줄 투수도 아닌데, 도영이가 잘 공략해 줘서 이제 우리가 이긴 것 같다"며 엄지를 들었다.
김도영은 홈런과 관련해 "그냥 최근 감이 나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오늘 1회에 모이넬로의 공이 좋다고 느껴서 직구에 늦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분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이제 15일 한일전까지 2연승을 바라보고 있다. 김도영은 "내일(15일)도 선발투수가 정말 좋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쿠바 모이넬로와) 비슷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오늘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서 내가 신경 쓸 것만 신경 쓰고, 일단 세계의 벽에 한번 부딪쳐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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