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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속절없던 ‘17K’-실감했던 실력차… 류중일호 4강행, 너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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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이 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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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모먼트’는 있었지만, 격차도 확연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페이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전날(14일) 쿠바전 승리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던 류중일호는 대만전 패배에 이어 이날 한일전까지 무릎 꿇으면서 1승2패가 됐다. 대만과 일본은 나란히 2승 무패로 공동 선두를 내달린다. 호주가 1승1패,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이 1승2패 그리고 2전 전패의 쿠바가 뒤를 잇는다.

조 2위까지 진출하는 슈퍼라운드 즉, 사실상의 4강행이 너무나도 멀어졌다. 유력한 우승 후보 일본이 무리없이 1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은 가운데, 대만을 넘어 2위를 차지하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자력 진출은 불가능해졌다. 남은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전을 모두 이기고 일본과 대만이 미끄러지길 바라야 하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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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한국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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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승리를 꿈꿀만 했던 경기이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NPB) 평균자책점 1위(1.38)에 빛나는 다카하시 히로토에게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안기며 팽팽한 승부를 벌였기 때문. 정규시즌 143⅔이닝을 소화하며 피홈런이 단 1개에 불과했던 다카하시를 무너뜨린 박동원의 수훈이 컸다. 이어 5회초에는 윤동희의 대타 역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한때 경기를 리드하기도 했을 정도다.

딱 거기까지였다. 서서히 힘의 격차가 드러났다. 이날 한국 타선은 3명의 투수에게 도합 17개의 탈삼진을 헌납했다. 다카하시가 8삼진, 스미다 치히로가 6삼진, 후지하라 쇼마가 3삼진을 합작했다. 그나마 난조를 보인 다카하시 공략은 성공적이었지만, 이후 한국 타자들은 일본의 철벽 마운드에 번번이 가로막히고 말았다.

한국이 자랑하던 불펜도 결국 3연전 끝에 힘을 잃었다. 선발 최승용이 1⅔이닝 2실점으로 이르게 물러난 가운데, 유영찬이 2⅔이닝 무실점 쾌투로 반짝 빛났으나 이내 동력이 떨어졌다. 곽도규가 ⅓이닝 2실점, 최지민과 정해영이 ⅓이닝 1실점으로 무너지면서 3연전 강행군을 이겨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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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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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패배는 한국의 30번째 한일전 패배다. 통산 전적은 23승 30패다. 특히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 기준으로는 일본에 9연패 중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승리가 마지막으로 9년째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과 결승,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와 결승,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2023년 APBC 예선과 결승에서 모두 패배했다.

앞선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우승을, 2019년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했던 한국은 대회 사상 첫 예선라운드 탈락도 코앞까지 다가오고 말았다. 갈수록 벌어지는 격차, 아프지만 날카롭게 돌아봐야 하는 한국 야구의 냉정한 현실이 돼버렸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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