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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55km가 기본, 이런 강속구 원투펀치 어디에도 없었다…선발진 천지개벽, SSG 더 이상 외인 악몽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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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150km는 기본, 최고 155km 이상을 뿌릴 수 있는 강속구 듀오가 선발진에 나란히 자리 잡았다. SSG 랜더스는 더 이상 외국인 투수 악몽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최근 5시즌 동안 외국인 투수진이 온전하지 못했다. 2020년 닉 킹험이 2경기 만에 부상으로 퇴출된 이후 대체 선수를 못 구했고 리카르도 핀토가 최다패(15패)에 6.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2021년에는 아티 르위키를 영입했지만 역시 4경기 만에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샘 가빌리오가 대체 선수로 영입됐고 윌머 폰트와 함께 시즌을 책임졌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2022년도 마찬가지. 폰트가 2년 연속 활약했고 일취월장했지만 파트너였던 이반 노바가 역시 멀쩡하지 않았다. 빅리그 240경기, 90승으로 역대급 커리어를 가진 선수였지만 이미 하향세가 뚜렸했다. 그래도 대만에서 온 숀 모리만도가 활약하며 우승까지 일궜다.

2023년에는 커크 맥카티-에니 로메로의 좌완 조합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로메로는 시범경기 2경기 만에 전열을 이탈, 퇴출됐고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시즌을 완주했다. 올 시즌은 더 험난했다. 엘리아스와 로버트 더거의 조합이었다. 하지만 더거는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14실점)에 1승도 챙기지 못하는 굴욕적인 모습을 남기고 떠났다. 대신 드류 앤더슨이 합류해 강속구로 시즌을 완주했다. 하지만 엘리아스가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고 일시 대체 선수 제도를 활용해 일본 독립리거 시라카와 게이쇼가 뛰는 등 외국인 라인업이 자주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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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올해 선발진보다는 불펜진의 영향력으로 가을야구 경쟁까지 했다. 올해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리그 꼴찌였고 소화 이닝도 690⅔이닝으로 전체 8위에 그쳤다. 외국인 선발진이 온전하지 못한 탓이었다. 이런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SSG는 빠르게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확정지었다.

일단 1988년생으로 2025년 37세 시즌에 접어드는 엘리아스와 결별했다. 한국에서 44경기 15승13패 평균자책점 3.8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노쇠화 우려를 감출 수 없었다. 대신 더 젊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교체했다. 외조부모와 어머니가 모두 한국인인 한국계 3세, 그리고 ‘박찬호 닮은꼴’로 잘 알려진 미치 화이트를 영입했다.

SSG는 16일, 화이트와 총액 100만 달러(전액보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화이트의 야구 외적인 이력과 별개로,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커리어를 쌓았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LA 다저스에 지명됐고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밀워키 브루워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통산 71경기(22선발) 185이닝 4승12패 평균자책점 5.25의 성적을 남겼다. 트리플A 성적은 64경기(42선발) 13승12패 평균자책점 4.7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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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의 강점은 강력한 패스트볼. SSG 구단은 “화이트는 우수한 회전력의 패스트볼 구위가 위력적인 투수이며, 올 시즌 평균 152km, 최고 156km에 달하는 빠른 구속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큰 각도와 예리한 움직임을 가진 투심, 슬라이더, 커브, 스위퍼 등 변화구 완성도도 우수하다”라며 “SSG는 미치 화이트의 하이 패스트볼과 각이 큰 커브가 ABS 환경에서 큰 장점으로 발휘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계 3세라는 환경적인 요인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봤다. 구단은 “외국인 선수의 리그 적응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미치 화이트는 외조부모와 어머니가 모두 한국인으로 한국계 3세이며, SSG는 미치 화이트가 KBO리그 및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튿날인 17일에는 앤더슨과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앤더슨은 올해 더거를 대신해서 합류한 뒤 24경기 115⅔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점 3.89, 158탈삼진 의 성적을 거뒀다. 최고 157km에 달하는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KBO리그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빼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KBO리그 최소이닝 100탈삼진 신기록(65이닝)을 썼다. 1996년 구대성의 68⅓이닝을 넘어서는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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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역대 두 번째로 4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 경기를 이어갔다. 7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전(10개), 11일 키움전(11개), 26일 두산전(11개), 8월 1일 롯데전(10개) 등 4경기 연속 괴력의 탈삼진 행진을 펼치며 ‘국보급 투수’ 선동렬의 5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 기록에 다가서기도 했다. 커리어 내내 불펜 투수가 대부분이었기에 시즌 막판에는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지만 그럼에도 앤더슨은 역대급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외국인 선수로 자리 잡았다.

SSG는 “앤더슨이 외국인 투수의 중요 요소인 삼진 능력으로 리그 1선발급의 구위를 검증했으며, KBO리그 적응을 마친 앤더슨 선수가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빌드업 과정을 거쳐 내년 시즌 더 긴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해 재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구위는 인정할 수 있는 두 선수의 합류로, SSG는 다시 한 번 외국인 잔혹사를 떨쳐내려고 한다. 그만큼 간절하다. 특히 ABS 시대에서 강한 공을 뿌리고 또 높은 코스의 존을 공략할 수 있는 투수들이 이점을 갖게 되면서 강속구 투수들로 외국인 원투펀치 라인업을 빠르게 재편했다. 앤더슨은 올해 ABS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했고 화이트도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스트라이크 존의 높은 코스에 패스트볼을 주로 꽂아넣으면서 헛스윙을 많이 유도했다. 전략적이면서 최상의 선택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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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을 체결한 화이트는 “KBO리그 무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SSG 구단에 감사드린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꼭 한 번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어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하루 빨리 리그에 적응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팀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재계약을 맺은 앤더슨도 “다시 함께하게 되어 설레고 좋은 제안을 해준 SSG 구단에 감사드린다. 내년 시즌이 벌써 기대되는 것 같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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