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에 밀려 슈퍼라운드 진출 실패
얕은 선발 투수 선수층 과제 떠안아
김도영·박영현 등 국제무대 검증은 수확
한국 야구대표팀의 김도영이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5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6회말 투런 홈런을 친 뒤 무심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타이베이=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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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여정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끝났다. 얕은 선발투수 선수층은 한국 야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지만, 동시에 향후 대표팀을 이끌어갈 미래 자원들을 대거 확보하는 수확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호주를 5-2로 제압했다. 그러나 한국은 최종 성적 3승 2패를 기록, 일찌감치 조 1·2위를 확보한 일본과 대만에 밀려 목표로 내세웠던 슈퍼 라운드(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발 투수의 부족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고영표(KT·대만전 2이닝 6실점) 최승용(두산·일본전 1.2이닝 2실점) 임찬규(LG·도미니카공화국전 3이닝 3실점)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쿠바전(8-4) 선발 곽빈(두산)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그마저도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한국 야구대표팀 임찬규가 지난 16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4회초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타이베이=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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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초 선발 후보였던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손주영(LG) 등이 부상으로 낙마했고, 엄상백(한화)도 컨디션 난조로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하는 악재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KBO리그 각 구단의 선발투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줄줄이 무너진 건 분명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그래도 결실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평균 연령 24.6세로 꾸려진 류중일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피’들의 국제무대 검증을 어느 정도 끝마쳤다. 대표적인 선수는 역시 김도영(KIA)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7안타(3홈런) 10타점 타율 0.412를 기록, 국제대회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했다. 박성한(SSG) 역시 쿠바전(4타수 2안타)과 일본전(4타수 2안타)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의 유격수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유격수 박성한이 지난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8회말 역전 적시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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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에서는 박영현(KT)과 김서현(한화)의 호투가 이어졌다. 박영현은 쿠바전(1이닝)·도미니카공화국전(1.2이닝)·호주전(1이닝)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포스트 오승환’으로 우뚝 섰다. 김서현은 KBO리그에서 기복을 보였지만, 막상 국제무대에서는 4경기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에서의 선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늦깎이 대표팀 포수’ 박동원의 재발견도 큰 수확이다. 호주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마스크를 쓴 그는 공격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터트리며 6안타(1홈런) 3타점 타율 0.375를 기록했다. 30대 중반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젊은 포수 김형준(NC)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안방 마님' 박동원이 15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과 경기에서 4회초 솔로홈런을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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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4강 진출에 실패해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젊은 친구들이 생각보다 잘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장하다"고 선수단을 치켜세웠다. 이어 "선발투수를 포함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 2026 WBC에서는 꼭 본선까지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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