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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뼈아팠던 대만전 패배…‘선발’ 실종에 고전하다 짐 싼 한국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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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리미어12 류중일 감독이 18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서 5-2로 승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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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선발 싸움에서 진 대회이다. 다른 국제대회(2026 세계야구클래식)가 15개월 정도 남았다. 그때까지 선발 투수를 포함해 여러 문제점을 잡아나가야 한다.”



18일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호주를 상대로 5-2로 승리를 거뒀지만, 류중일 감독은 무표정으로 머리를 쓸어올렸을 뿐 웃지 않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취재진을 만나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야구팬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1회 대회(2015년) 우승, 2회 대회(2019년) 준우승 국가였던 한국이 3회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의 허들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최종 전적 3승2패. 조1~2위만이 진출하는 슈퍼라운드(도쿄·21~24일)에 합류하지 못했다. 슈퍼라운드 진출은 당초 류중일호가 출사표를 던질 당시 내세웠던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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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고영표가 13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대만과 경기에서 2회말 6점을 내준 뒤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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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이닝 이상을 막아줄 수 있는 선발 투수, 즉 에이스의 부재는 이번 대회 부진을 꿰는 열쇳말이다. 대만, 일본,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한 조로 묶였던 한국에 가장 중요했던 경기는 첫번째 일정인 대만전(13일)이었다. 대표팀은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팀을 이겨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려 했는데, 대만전이 발목을 잡았다. 선발 고영표가 2이닝 동안 홈런포 2방을 맞고 6실점 했다. 타선이 추후 3점을 따라붙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마이너리그 더블 에이(A) 유망주였던 대만 선발 린위민은 4⅔이닝 2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봉쇄했다. 류 감독은 “대만전에서 이겨야 하는데 지니까 꼬였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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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정해영이 15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일본과 경기 7회말 1사 1루에서 모리시타 쇼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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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15일) 역시 선발 투수가 버텨주질 못했다. 유일한 좌완 선발 최승용이 1⅔이닝 4피안타 2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번 대표팀은 선발 자원보단 불펜 자원이 강했는데, 슈퍼라운드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대표팀은 불펜 투수 7명을 무더기로 투입해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탈이 났다. 대만전부터 사흘간 이어진 연투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투런포를 얻어맞는 등 4점을 추가로 내줬다. 일본에서는 선발 타카하시 히로토가 4이닝 2실점, 나머지 이닝은 불펜 투수 3명이 1실점으로 봉쇄했다.



쿠바전(14일)과 도미니카전(16일)에서는 선발이 최소 3이닝 이상을 버티면서 타선이 살아나고 불펜진이 제 역할을 다하며 승리했다. 쿠바전 선발 곽빈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타선에서는 3번 타자 김도영이 홈런포를 터트리며 타점을 쓸어 담았다. 초반에 승기를 잡은 대표팀은 경기 후반부 정해영, 박영현을 연이어 등판시켜 최소 실점으로 경기를 8-4로 마무리했다.



도미니카전은 선발 임찬규가 3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으나 김서현-최지민-박영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경기 후반부 3이닝을 완벽하게 지웠다. 도미니카는 6회까지 6-4로 앞섰지만, 대표팀 타선이 8회말 5점을 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박영현은 호주전(18일) 역시 무실점으로 막아 이번 대회(3경기 3⅔이닝 무실점) ‘미스터 제로’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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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김도영이 18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서 투런 홈런을 치고 홈인한 뒤 신민재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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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엿본 대회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처음 출전한 프리미어12에서 타율 0.417(17타수7안타), 3홈런(쿠바전 2개, 호주전 1개), 10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호주전에서는 6회말 3-2, 한 점 차로 쫓긴 상황에서 투런포를 쏘아올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김도영과 박영현 모두 21살로 젊어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활약이 기대된다.



류중일 감독은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다 한 것 같다. 다음 대회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잘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장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다음 대회까지 부족한 점을 채워서 잘 연구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태인, 문동주, 손주영 등 선발 자원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진 데 대해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으라는 말이 있다. 선수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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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이 18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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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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