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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우완 김서현(20)은 '2024 프리미어12'에서 자기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한국이 치른 1라운드 조별리그 5경기 가운데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한국은 조별리그 성적 3승2패로 B조 3위에 머물러 슈퍼라운드 진출권을 얻지 못했지만, 김서현은 분명 마운드 위에서 빛났다. 최일언 한국 투수코치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로 김서현을 꼽은 이유다.
김서현은 서울고 에이스 출신으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부터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눈길을 끌었는데, 꾸준하지 못했다. 전체 1순위의 부담감이 컸는지 조금만 흔들려도 투구 폼을 바꿨고, 잦은 변화는 김서현의 기본 틀까지 흔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20경기에서 1세이브, 22⅓이닝, 평균자책점 7.25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고, 올해는 전반기까지 1군에서 거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투수였다.
김서현은 올 시즌 중반 한화에 새로 합류한 김경문 감독,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나면서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투구 폼을 이제는 하나로 고정하기로 양 코치와 약속하기도 했고, 김 감독과 양 코치는 김서현이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어떤 결과에도 박수를 보내고 꾸준히 기용했다. 그런 믿음 속에 김서현은 점점 안정감을 찾기 시작해 올 시즌은 37경기에서 1승, 10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김서현은 지난달 프리미어12 훈련 선수 명단에 들었을 때만 해도 최종 엔트리 합류를 확신하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실력인지 스스로 물음표가 있었기 때문.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에 가면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잘 배우고 오라고 당부했고, 김서현은 훈련 기간 최 코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성장하려 노력했다. 그 노력은 이번 대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김서현은 훈련 기간 당시 "코치님이 옆에서 이제 자세 같은 것도 알려주시고 볼 채는 것이나 그런 것을 조금 많이 알려주셨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국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호주와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일본과 대만이 일찍이 B조 1, 2위를 확정했지만, 한국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최 코치는 그래도 이미 3경기에 등판한 김서현은 기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김서현은 한국이 5-2로 앞선 8회 셋업맨으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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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계 더 나아가 김서현이 프리미어12에서 거둔 작은 성공을 발판 삼아 한화로 돌아가면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랐다. 물론 당장은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어야 한국 야구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최 코치는 "선발투수가 없다. 유망주들이 공이 빠르면 중간 투수로 많이 나가는데, 그런 선수들이 선발을 맡을 수 있는 정도의 실력까지 올라왔으면 좋겠다. 국제대회를 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던진다 하는 투수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는 안 된다. 아시안게임이나 된다. 제구력이나 변화구가 많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3년 동안 일본에서 많이 돌아다녔다. 아마추어, 대학, 실업야구도 봤다. 연습을 많이 하고 공도 많이 던진다. 우리나라는 안 던지는 문화다. 컨트롤이 좋아지려면 잘 던져야 하고, 스트라이크 하나를 확실하게 잡으려면 웨이트트레이닝도 쉬어서는 안 된다. 안 다치려면 몸도 기초 체력부터 키워야 한다. 유망주가 프로에 오면 한 단계 올려서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코치는 또 "각 팀 1, 2선발은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나오는 외국인 투수다. (국내 선발투수들은) 트리플A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2선발은 국내 선수가 차지해야 야구 수준이 높아진다. 지금은 원투펀치가 다 외국인인데, 예전에는 안 그랬다. 과거 1선발이었던 류현진(한화) 윤석민(은퇴) 김광현(SSG)은 외국인보다 잘 던졌다. 그렇게 1, 2명씩 나타나지 않으면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계속)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며 좋은 재능을 지닌 김서현이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팀에서 선발투수로도 고려할 수 있도록 더 성장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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