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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선발 싸움에서 졌다”…프리미어12 통해 중요한 과제와 마주한 한국 야구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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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 싸움에서 졌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마친 류중일 감독의 말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일정을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매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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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초대 대회에서 우승컵과 마주했던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번 대회 목표로 슈퍼라운드 진출을 내걸었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차전에서 대만에 3-6으로 덜미가 잡힌 한국은 쿠바를 8-4로 완파했지만, 일본전에서 3-6 분패를 당했다. 이후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호주를 각각 9-6, 5-2로 제압했지만, 3승 2패에 그치며 일본(5승 무패) 대만(4승 1패)에 조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행 티켓을 내줬다.

지난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등으로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은 한국 야구는 2010년대 들어 힘든 시기와 마주했다. 2013 WBC와 2017 WBC에서 연달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이후 2023 WBC에서도 1라운드에서 탈락하자 한국 야구는 류중일 감독과 함께 세대교체에 나섰다. 지난해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각각 우승, 준우승을 차지하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렇게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세대교체 작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슈퍼라운드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지만, 여러 숙제들과 마주한 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 육성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선발 싸움에서 밀리며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먼저 대만전에서 고영표(KT위즈)가 2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졌다. 쿠바전에서는 곽빈(두산 베어스)이 4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지만, 역시 긴 이닝을 막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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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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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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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은 일본전 선발투수로 최승용(두산)을 내세웠지만, 그는 1.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고전했다. 이후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는 임찬규(LG 트윈스)가 나섰으나, 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마지막 호주전에서는 다시 고영표가 출격해 3.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이미 슈퍼라운드 진출 실패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5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가 전무한 처참한 현실. 물론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손주영(LG),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해도 나름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이 일치감치 강판됐다는 사실은 한국 야구의 현 주소를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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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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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대회 일정이 끝난 뒤 “보완할 점이 많다. 모두 아시겠지만 선발 투수 싸움에서 졌다”고 이야기했다.

아쉬워 할 틈이 없다. 다음 국제대회는 2026년 3월에 펼쳐질 예정인 2026 WBC. WBC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대거 출동하는 대회로 그 위상이나 난이도가 프리미어12와는 비교할 수 없다. 이후에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선발 자원 육성이라는 숙제를 풀지 않으면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 잔혹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과연 한국 야구가 다음 WBC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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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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