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양, 맹봉주 기자] 이겼어도 웃을 수가 없다. 팬들의 실망감만 커지는 경기력이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1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86-78로 이겼다.

이승현이 10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유기상이 3점슛 3개 포함 13득점 5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현중은 생각만큼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았지만(3점슛 1/11) 12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더블 더블을 올렸다.

한국(2승 1패)은 호주(2승)에 이어 A조 2위다. 인도네시아는 3패로 조 최하위다. 내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컵 본선에 나가려면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대표팀 전력은 정상이 아니었다. KBL 최고의 가드이자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정현을 포함해 하윤기, 김종규, 문정현이 부상으로 빠졌다. 대체 선수들은 급하게 대표팀에 합류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그걸 고려해도 객관적인 전력에서 인도네시아를 압도했다. 한국의 FIBA랭킹은 53위, 인도네시아는 77위였다. 특히 높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국의 선발 라인업은 변준형, 안영준, 이현중, 이승현, 이종현으로 꾸려졌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0-5로 끌려갔다. 쓸데없는 반칙과 패스 실수가 나왔다.

인도네시아의 앤토니 빈 주니어는 조금의 틈만 나도 3점슛을 던져 성공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의 슛감은 좋지 않았다. 6-13으로 격차가 더 벌어지자 1쿼터 4분 34초 만에 안준호 한국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이후 이현중이 돌파로 득점 인정 반칙으로 3점 플레이를 완성하며 분위기를 조금씩 바꿨다. 특히 수비 압박을 높인 게 주효했다. 가로채기가 잇달아 나왔고 한국은 속공 득점으로 기세를 탔다. 1쿼터 종료 2분 41초 남기고 변준형의 속공 득점으로 15-1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답답했다. 일단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또 기본적인 픽앤롤 플레이에서도 패스 실수가 나올 정도로 조직력이 엉망에 가까웠다.

2쿼터 막판 오히려 리드를 내주는 등 졸전이 이어졌다. 40-40으로 간신히 무승부로 전반을 마쳤다.

전반까지 3점슛 19개 던져 16개를 놓친 여파가 컸다. 기대를 모았던 이현중은 3점슛 5개를 던져 하나도 넣지 못했다.

3쿼터에도 접전 양상이었다. 한국은 스틸을 해놓고 속공 과정에서 실책으로 자멸했다. 그렇다고 수비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경기장엔 환호가 아닌 탄식이 흘러 나왔다.

급기야 팀 반칙에도 일찍 걸리며 더 고전했다. 앤토니 빈 주니어의 3점으로 49-55로 또 리드를 내줬다.

초조해진 한국은 지역방어를 섰다. 그러나 정교하지 못했다. 공격에서 야투 난조는 계속됐다. 58-63으로 3쿼터를 뒤진 채 끝냈다.

한국이 쫓아가는 입장. 이현중의 3점슛이 4쿼터 2분 28초에서야 처음으로 나왔다. 뒤이어 유기상의 3점슛까지 터지며 70-6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엔 한국이 달아나야 되는 상황. 시원하게 도망가질 못했다. 점수 차를 벌릴만하면 3점슛을 얻어 맞았다.

그래도 주도권은 놓치지 않았다. 이현중의 컷인 득점으로 84-76을 만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현중은 이어 이우석의 득점까지 어시스트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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