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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쏘니 사랑해!" 벤탄쿠르, 다 거짓 사과였나? '인종차별 아니었다' 추한 변명만..."불만 제기할 수 없는 결과"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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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앞선 사과들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로드리고 벤탄쿠르(27)가 손흥민(32, 이상 토트넘 홋스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놨다.

영국 'BBC'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가혹한 출전 금지 조치에 항소했다. 그는 팀 동료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방으로 국내 대회 7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영국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 벤탄쿠르의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FA는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에게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FA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무적으로 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명령했다.

토트넘은 독립 규제 위원회가 내린 유죄 판결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징계 기간에는 불만을 품고 항소했다. 7경기 출전 금지는 지나치다는 것. 토트넘과 벤탄쿠르가 본보기로서 심한 처벌을 받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탄쿠르의 유죄 판결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로 인한 제재가 가혹하다고 믿는다. 벤탄쿠르는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 경기 출전 금지 상태가 유지된다. 우리는 이 기간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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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두 벤탄쿠르가 자초한 일이다. 그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했고,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은 뒤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도 맞장구를 치며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이 담긴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나쁜 농담'이었다는 석연찮은 사과에도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그는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이를 알고 있다. 사과도 했다.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일로 하나가 됐다"라는 글을 올렸다.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벤탄쿠르는 두 번째 사과문도 게시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니라 손흥민을 언급했던 인터뷰", "그는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했을 때 이번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 다 해결됐다", "나는 절대 절대 다른 사람을 언급한 적 없다. 오직 손흥민뿐이었다" 등의 말로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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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는 FA 조사에서도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벤탄쿠르를 대신해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부르는 기자에 대한 비꼬고 부드러운 질책이었다고 한다. 벤탄쿠르는 모든 한국인이 '어느 정도 똑같아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의 맥락은 벤탄쿠르가 비꼬고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다. 그는 클럽 팀 동료에 대한 설명에서 기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제출했다.

심지어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한 공개 사과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고 발뺌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서 뉘우친다는 게 아니라 '기자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제외된 부적절한 보도'에 대한 사과였다는 것. 직접 올렸던 사과문마저 부정하는 추태다.

당연히 위원회는 벤탄쿠르의 변명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위원회 패널은 "전체 맥락을 봐도 벤탄쿠르가 한 말은 명백히 폭력적이고 모욕적이며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라며 "벤탄쿠르의 사과 발언은 객관적으로 모욕적 혹은 학대적이며 차별적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각했다.

또한 패널은 벤탄쿠르가 제출한 답변이 증거와 반대된다며 "선수의 사과 내용이나 형식이 토트넘과 손흥민의 답변에 부합하지 않는다. 벤탄쿠르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벤탄쿠르의 이러한 위반은 가이드라인 범위의 하단에 해당하지만, 최저점까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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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 잇 아웃'은 벤탄쿠르의 징계 소식에 박수를 보냈다. 킥 잇 아웃은 "우리는 벤탄쿠르가 인종적 모욕을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 당시 사건에 대해 많은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계 선수를 향한 학대가 관련자 개인뿐만 아니라 더 넓은 커뮤니티의 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벤탄쿠르는 7경기 출전 금지에 처하면서 12월 27일 열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전까지 뛸 수 없는 상태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리버풀·첼시와 리그 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 8강전에는 결장하게 됐다.

안 그래도 믿을 만한 중앙 미드필더가 적은 토트넘으로서는 대형 악재다. 일정이 빡빡한 박싱데이를 앞두고 벤탄쿠르가 빠진다면 타격이 크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최근 이브 비수마가 부진한 틈을 타 주전으로 도약한 상황.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선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결코 불평할 수 없다.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깨우치고 황당한 변명을 취소하는 게 먼저다. '토트넘 뉴스'도 "토트넘은 벤탄쿠르 없이 경기해야 한다. 그는 맨시티전, 첼시전, 리버풀전 등 중요한 경기에 결장할 예정이다. 편리한 결과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SPN UK, 디 애슬레틱, 미러,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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