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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도 손흥민 무시하나…황당한 항소 이유 "벤탄쿠르 징계 과했다→실수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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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가해자를 마치 피해자처럼 묘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작 인종차별로 상처를 받은 손흥민은 쏙 빠졌다.

토트넘은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펼친다. 경기를 앞두고 22일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 벌금 징계를 받은 벤탄쿠르 질문이 나왔다. 더 정확히는 벤탄쿠르 징계에 토트넘이 항소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한 기자가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내렸는데, 토트넘은 항소했다. 손흥민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지 않나? 벤탄쿠르 징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답변은 황당했다. 토트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을 먼저 언급하는 게 아니라 인터뷰 내내 벤탄쿠르를 옹호했다.

"우리가 항소하는 게 어떻게 보이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벤탄쿠르는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도 최종 징계를 받아들일 거다. 하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첫 번째 징계 발표는 조금 과했다. 그래서 항소를 했다. 우리의 권리를 사용한 거다."

"모든 사람들이 벤탄쿠르를 화형이라도 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과 발전을 원한다면 누군가 실수하고 이에 처벌 받을 때 그걸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는 벤탄쿠르보다 더 큰 실수를 했었지만, 그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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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놓친 게 있다. 바로 인종차별은 끔찍한 범죄 행위라는 것이다. 스페인 라리가에선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이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심지어 인종차별 대상이 같은 팀 주장인 손흥민이다. 상식적인 구단이라면 자체 징계를 통해 벤탄쿠르와 손흥민을 분리시켜야 한다.

토트넘은 반대다. 가해자인 벤탄쿠르 편에 섰다. 오히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내린 징계에 불복해 항소까지 한다.

영국 현지에서도 토트넘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한 기자가 "외부에서 보면 토트넘의 항소는 의미가 없다. 인종차별 혐의가 인정되면 최소 6경기 출전 정지다. 설사 토트넘 항소가 받아들여도 기존 7경기에서 1경기 줄어드는 거다. 그런데도 항소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벤탄쿠르가 딱 1경기 더 뛰는 건데 말이다"고 토트넘의 항소 결정을 질책했다.

이번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 편에서 목소리를 냈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 형식적인 절차를 따르는 거다. 항소도 그런 의미에서 했다"며 "벤탄쿠르에게 처벌이 과했다고 생각한다. 징계는 최소 수준이었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의 권리인 항소를 한 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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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토트넘 선수단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손흥민은 물론이고 남은 선수들도 토트넘 구단의 결정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항소가 실패하면 우리는 징계를 받아들일 거다"며 "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우리가 그 문제를 계속 무시한 게 아니다.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르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척 넘기지 않았다. 구단 내부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드레싱룸에서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한편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은 지난 여름 일어났다. 우루과이 출신 벤탄쿠르는 지난 여름 자국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인 인식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조사 과정에서 황당한 변명을 늘어 놓았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은 "벤탄쿠르는 부적절한 일반화를 사용한 진행자를 꾸짖는 가벼운 농담의 의도였다고 했다. 우루과이 리포터 라파 코텔로는 손흥민을 단지 한국인이라고 불렀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코텔로의 표현을 질책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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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축구협회는 벤탄쿠르 변명을 받아주지 않았다. "우리는 증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벤탄쿠르의 입장을 용인할 수 없다. 선수의 사과 내용이나 형식은 물론 클럽과 손흥민의 대응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과는 중징계.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일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해 FA 규칙 E3을 위반한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 벌금을 독립 규제 위원회가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독립 규제 위원회는 이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하고 청문회를 통헤 그에게 제재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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