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정한비 기자]

사진=tvN 방송 화면 캡쳐

고현정이 인생작 '모래시계'에 대한 마음의 빚을 털어놨다.

지난 27일 밤 방송된 tvN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고현정의 속마음이 전파를 탔다.

고현정은 미스코리아 선(善)으로 연예계 데뷔 후 숱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직장인 마인드로 임했다며 “대학교 졸업 즈음 꿈이 있었어요. 제 동생이 그때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돈을 모아서 사진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던 그는 “그런데 인생이 뜻한 대로 안 돼요. 갑자기 연애를 하게 돼서.. 세상에 연애가 그렇게 재밌는 줄 몰랐잖아? 홀랑 빠진 거야”라며 연애를 언급,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드라마 ‘모래시계’ 이야기가 나오자 “제가 그렇게 영광스러운 ‘모래시계’라는 작품을 하고 사람들이 원할 때 뚝 끊고 결혼을 한 거죠”라고 회상했다.

“결혼 몇 년 후에 교포분들이 ‘모래시계’를 뒤늦게 보시고 저에게 피드백을 주셨는데 그걸 듣고 아무도 없는 데 가서 울었어요”라는 에피소드를 꺼낸 그는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는 걸 모르고 지나간 거예요. ‘내가 이걸 잃었구나’, 그 상실감이 확 와서 펑 뚫린 것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울었어요 많이, 오랜 시간”이라고 후회했다. 그는 “‘모래시계’를 찍을 때 연애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일로 느껴졌어요, 연애를 방해하는. ‘난 이제 이 일 안 하고 결혼하고 그만둘 거니까’ 배우가 살면서 정말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그 소중함과 귀함을 몰랐어요”라고 털어놨다.

“첫 아이를 갖기 직전에 ‘모래시계’에 대한 반응을 보게 된 거예요. 확 죄책감이 들면서 ‘뭐 한 거지, 내가?’ 내 자신이 너무 무책임하고.. 완벽하게 최선을 다해서 산 줄 알았는데 누수가 나고 있는 걸 그때서야 느끼고 계속 눈물이 났는데 누구와도 같이 울지 못했어요. 모래시계처럼 다시 기회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냥 지나가는 거더라고요”라고 한 고현정은 “‘모래시계’는 저한테 시퍼런 청춘 같은”이라고 비유하며 “그때 열광해주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면서도 감사해요”라며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 혹시 있나요?”라는 유재석의 말에 “오늘 저는 이 자리가 진짜 소중해요. 제가 여러분, 열심히 잘 살 거예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 처음부터 몇 바퀴 돌리듯이 생각하는 중이고”라고 말을 꺼낸 고현정은 “동안이라거나 많이들 좋게 얘기해주시는데 여러 가지로 저한테도 노화가 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감을 잃지 않는 배우의 정신으로 작품들을 많이 해서 여러분을 찾아 뵙고 싶거든요”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SNS 하는 걸 제 자식들하고 연결해서 안쓰럽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자식들한테 부담되고 싶지 않고 엄마는 산뜻하게 열심히 살고 있고 저는 대중분들께 받은 사랑을 잘 돌려드리고 싶어요”라며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오는 듯 울먹인 고현정은 “조금 도와주세요. 너무 모질게 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부탁하며 “그리고 저는 젊음도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다 좋게 봐주시는 거고, 저는 늙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이 71년생, 한국에서 태어난 고현정이라는 사람이 잘 가고 싶어요. 오해 많이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진심을 전했다.

한편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수요일 밤 8시 45분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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