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든 박태하 감독.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로지 이기는 데만 집중했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박수받을 상황이 돼 기분이 좋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56) 감독이 친정팀 사령탑 데뷔 시즌을 '우승 엔딩'으로 마친 소감을 밝혔다. 포항은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옛 FA컵) 결승전에서 울산 HD와 연장 승부 끝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강팀이자 지역 라이벌이다. 포항과 울산의 맞대결은 '동해안 더비'로 불린다.
이로써 1996, 2008, 2012, 2013, 2023년 우승팀 포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 현대, 수원 삼성(이상 5회 우승)과 함께 코리아컵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다가 이번 우승으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박 감독은 "올해 급하게 시즌을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더해 운도 따랐다"면서 "이후 굉장히 좋지 않은 결과로 힘들었다. 그래도 팬 성원이 지속하고 선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올 한해를 돌아봤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직후인 지난 12월 김기동(52) 감독이 FC서울로 옮기면서 포항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포항 팬들은 역전승으로 우승을 일군 박 감독의 이름과 '대하 드라마'를 합쳐 '태하 드라마'라고 부른다.
코리아컵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포항 선수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포항은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그런데 요코하마를 상대로 총력전을 벌이지 않았다. 박태하 감독은 코리아컵 결승을 대비해 로테이션 멤버를 여러 명 내보냈다. 덕분에 이날 경기 후반 포항은 체력에서 울산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감독도 "상대보다 더 뛸 체력을 비축했고, 전술, 전략적으로 앞설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이날 1-1로 맞선 연장 후반 7분 짜릿한 역전 결승 골을 터뜨리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인성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시간에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멋지게 마무리하게 해줘서 고맙다"며 칭찬했다. 박 감독은 시즌 전에 '감동이 있는 축구를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K리그1에선 6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코리아컵 결승에서 우승하며 팬과의 약속은 어느 정도 지킨 셈이다. 그런데도 박 감독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분석해보면 60%에서 많이 발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상자 등 어려운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안 따르고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포항이 1996년 첫 대회 우승을 차지할 때 박 감독은 포항 소속이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흑역사'라 말하면서 "당시 아시안컵 도중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비행기 안에 있을 때 FA컵 결승을 해 경기에 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기억이 가물가물해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코리아컵에서 아직 3년 연속 우승팀은 없었다. 박 감독은 "내년 준비를 잘해서 그런 기록을 계속 이어 나가면 좋겠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리그도 그렇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