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유화가 극 중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배우, 스태프들에 숨기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사진|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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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극 중 김성희가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은 다른 배우들을 비롯해 스태프들도 모르는 사실이었단다. 최유화는 “처음에 미팅 할 때는 제가 범인인 걸 몰랐다. 출연을 결정한 뒤에 감독님이 제게 범인이라는 것을 알려줬다”면서 “10부 정도에 배우들에게 김성희가 범인이라는 걸 알릴 거라고, 자세히 설명 안 할거라고 하더라. 한석규 선배님도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끝까지 아는 상태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대본이 나온다. 그래서 저는 처음에 ‘성희는 약을 이용해 살인을 하고, 손에 피를 묻히진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성희가 칼로 살해할 수 있는 인물일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른 배우들과 똑같이 초반 대본만 받았었는데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게 연기하기 위해서 살인마들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범인을 궁금해 했던 것처럼,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끊임없이 범인에 대해 궁금해했단다. 최유화는 “이번 작품에서는 사실적인 인물들로 느껴지길 원해서 화장도 따로 안하고 헤어도 따로 안했다. 스태프들이 분장을 해주다보니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었다. 크게 궁금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첫만남부터 상당히 궁금해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게도 ‘범인이야?’라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장 처음 걸릴 뻔 한 건 포털사이트에 ‘이친자’ 출연자로 제가 등록되지 않았을 때였다. 모두 다 등록이 됐는데 제 이름이 안올라와서 ‘성희가 범인이지?’하더라. 그래서 속으로 놀랐는데 ‘저희 회사 홍보팀이 없어서 나만 안올라갔나보다. 너무 슬프다’고 했다. 그러니 수긍해주더라”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최유화는 범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 힘들어 송 감독에 하소연하기도 했단다.
“너무 거짓말을 계속 하는게 안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저 진짜 (거짓말 하는게) 어려워요. 끝까지 숨겨야 하나요?’라고 했더니 ‘성희 범인 아니잖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끝까지 숨기라는 뜻이군’ 하고 범인이 아닌 척 했어요. 이상한 상황이 많으니 상대 배우가 제일 먼저 알아차리지 않을까 했는데 유의태(박준태 역)가 ‘누나야?’라고 물어보고는 제가 아니라고 하니 고맙게도 100% 믿어주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배우들, 스태프들이 노재원(구대홍 역) 배우를 의심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구대홍이 범인인 것 같다’고 숟가락을 얹기만 했습니다. 하하. 제가 범인인 게 나오고 나선 모두가 배신감이 들었다고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이 작품은 송연화 감독의 첫 장편 메인 연출작이다. 최유화는 “전작 ‘멧돼지 사냥’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기대를 많이 했다”면서 “드라마 현장은 계속 밤을 새우기도 해서 힘들고 피곤하다. 그런데 감독님에겐 그런 피로가 안느껴지더라. 집중력이 정말 좋은 분이더라. 그날 마지막 장면까지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 집요함이 좋았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제 첫 촬영날 감독님이 조용히 제게 와서 눈빛에서 ‘나쁜 성희가 보인다’고 귓속말을 해주셨던 게 생각이 난다. 전 몰랐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봐주셔서 더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유화에게 이번 작품은 어려웠지만, 자신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최유화는 “연기할 때는 언제나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은데 하면 할수록 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해온 작품들에 비교해보면 그래도 성장한 것 같다. 이전엔 상대가 애드리브를 하면 잘 못받았는데 이제는 그걸 재미있다고 느끼는 걸 보면 성장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친자’에 연기 잘하는 분들이 많이 나오시지 않나. 작품 자체도 어려웠고. 하지만 어려운 것은 어려운거고 최대한 즐겁게,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즐겼다”고 말했다.
배우 최유화는 뒤늦게 시작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진|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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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화는 2010년 방송된 KBS1 ‘드라마 스페셜 - 위대한 계춘빈’으로 배우 데뷔를 했다. 어느새 15년차 배우가 됐으나 여전히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단다.
“모델을 하다가 연기를 늦게, 26살에 시작했는데 정말 배우가 될 줄 몰랐어요. 소속사 전속계약이라는게 기본적으로 1~2년은 해야 하고, 막상 계약을 하면 퇴사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고민이 많았는데 어떻게 배우가 됐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배우를 그만둬야하지 않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연기를 하는 게) 즐겁지 않았던 적도 있고, 스스로 부담이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대중들이 아직 저를 보고 싶어하시니 저를 선택해주시는 거겠지?’ 란 생각으로 해왔습니다. 이 직업을 통해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성장해온 것은 맞지만 아직 갈증이 있어요. 믿보배가 되고싶단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매력적이고 배울게 많아서 질리지 않아요. 매너리즘에 빠질 일이 없습니다.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친자’는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넷플릭스와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종영 후에도 랭킹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관심받고 있다.
최유화는 마지막으로 “감독님의 미친 연출력과 명배우들의 연기 파티다. 촘촘한 작가님의 글까지 모든 박자가 맞기 쉽지 않은데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합이 참 잘 맞았다. 각자 서로의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더라도 그 조합이 안맞을 수도 있는건데 조화가 잘되었다. 그 합을 볼 수 있는, 시청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좋은 작품이 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꼭 시청하시기 바란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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