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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딴 말 없깁니다…피치컴 도입에도 늘리고 뺀 'K-피치클락', 메이저리그와 얼마나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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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정도면 뒷말은 없을 것 같다. 없어야 한다. 내년 시즌부터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락 세부 규정이 '원조'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올해 KBO가 시범 운영했을 때보다 느슨한 기준으로 확정됐다. 제한 시간은 물론이고 견제 제한 여부 등 피치클락이라는 이름을 달고는 있지만 메이저리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그 차이가 작지 않다.

    KBO는 3일 2024년도 제6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기준 변경, 피치클락 도입 등을 논의했다. 이 내용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매체와 야구 팬들에게 공개됐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피치클락 세부 규정이다.

    KBO는 "피치클락 세부 규정은 제재의 목적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팬들에게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한 불필요한 시간 단축"을 위해서, 또 "국제대회에서 피치클락 확대 적용이 예상되는 만큼 여기에 적응할 필요성에 따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혼란 및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범위 내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현재 피치클락 제도를 도입해 운영중인 메이저리그와 대만 프로야구 등 해외 리그 사례를 참고하고,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거쳐 취합한 현장 및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KBO리그에서의 가장 적합한 적용 시간을 설정했다"고 했다. 이렇게 'KBO식 피치클락' 타석, 투구 사이 간격과 타자의 타임아웃 횟수 제한 등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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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타석 간 간격은 33초, 투구 사이 간격은 주자 없을 때 20초와 주자 있을 때 25초로 확정됐다. 타석에서 타자가 타석을 벗어날 수 있는(타임아웃) 횟수는 2회로 제한된다. 여기서 주자 있을 때 투구 제한은 올해 시범 운영한 주자 없을 때 18초, 주자 있을 때 23초에서 2초씩 후퇴했다. KBO는 "투구 간격-주자 있을 시 항목은 메이저리그(18초), 대만 프로야구(25초), 2024 KBO 리그 시범운영(23초)과 비교해 완화된 25초로 설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주자 없을 때는 5초, 주자 있을 때는 7초 차이가 난다. 공 하나하나만 보면 작은 차이로 보일 수 있지만 공 하나 사이에 4초만 더 늦어져도 15구면 1분 차이가 나게 된다. 올해 KBO리그 경기당 투구 수는 약 310구였다.

    피치클락이 시범 운영된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0분으로 2시간 36분이었던 메이저리그보다 34분 길었다. 메이저리그 수준을 단번에 따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차이를 좁힐 수 있어야 할텐데 현행 규정은 바라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체 경기 시간을 떠나 KBO가 목표로 삼은, 메이저리그 피치클락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인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장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KBO는 피치클락의 연착륙을 위해 지난해 피치컴까지 도입했다. 기존의 수신호 사인 교환으로는 시범 운영 기준 무주자 18초-유주자 23초였던 투구 사이 제한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치컴을 도입한 뒤 투구 사이 제한 시간은 더 늘렸다.

    또한 "투수판 이탈 제한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경기중 다양한 전략 활용을 유도하고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메이저리그(2회), CPBL(3회)과 달리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정작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판 이탈 규정 이후 도루가 늘어나고 배터리와 주자 사이의 '전략 싸움'이 치열해지는데 KBO리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투구 사이 시간과 투수판 이탈 제한이 대폭 후퇴하면서 이름은 피치클락이지만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는 제도가 탄생했다.

    한편 올 한해 시범 운영 기간 피치클락 위반은 경기당 약 12회꼴로 나타났다. 타자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타격 준비를 하지 못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투수 위반의 경우 주자 있을 때가 주자 없을 때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포수들의 위반 사례도 100회 가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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