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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트렁크’ 정윤하 “파격 베드신·비호감 캐릭터? 불호마저 감사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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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정윤하.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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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는 제게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이렇게 긴 호흡은 처음이었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했고, 큰 도전도 했고요.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배우로서도 정말 큰 에너지를 얻었어요.”

배우 정윤하(38)가 파격적인 전라 노출을 감행했다. 멜로 스릴러 ‘트렁크’를 통해서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극본 박은영·연출 김규태)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 노인지(서현지 분)와 한정원(공유 분)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를 연출한 김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기간제 결혼’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미스터리하게 풀어냈다. 인물의 관계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극 중 남주 한정원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전처 ‘이서연’로 분한 정윤하를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정윤하는 “큰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수줍게 웃으며 “감독님은 물론 배우분들, 스태프분들까지 모두 장인이셔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좋았다. 아무래도 전 세계에 공개되는 콘텐츠이다보니 주변에서 많이 봐주셨더라. 작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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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윤하.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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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는 그는 “내겐 첫 작품이나 다름이 없어서 설레이고 긴장이 많이 됐다. 촬영하면서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감독님이 서연 역할로 같이 작업을 하자고 말씀해주셨던 순간도 생각나더라. 이서연 역할을 하게 됐을 때 앞으로 해야할 작업들이 확 다가오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서연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봤냐고 묻자 정윤하는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의 자문을 구하고 임했을 정도로 어려운 인물이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조심스럽게 표현해야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랑 받고 싶지만 증오하고 싶은 양가 감정이 주된 정서였어요. 그리고 그게 뒤틀리게 된 지점이 한정원의 ‘아이부터 살려주세요’였고요. 사랑의 방식이 서투르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어긋난 열정을 퍼붓는 사람이에요.”

그는 “산중·산후 우울증을 연관지으면서도 또 거리를 둬야 했다”며 “이후에 펼쳐지는 행동이 또 너무 멀리 가기 때문에 명분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조금이라도 간극을 좁히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에 대한 정의조차 내릴 수 없는 사람이 결국엔 나에게 필요한 형태의 사랑을 깨닫게 된 서사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기간제 결혼’이란 불편한 소재, 비현실적 설정, 극단적 인물·전개에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김규태 감독은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소재가 자극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작품에서는 비현실적인 설정값에서 현실성을 갖춘, 가짜에서 진짜를 찾는 매개체 역할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어떤 것보다 ‘자극’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기간제 결혼’이란 제도와 조건을 보면 고용자와 피고용자는 결혼 첫날 밤 한방에서 자야 하며, 서로가 원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육체적 관계도 맺을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일종의 고가의 메이드 서비스인 건가. XX도 해주는”, “원하면 안 됩니까? 우리 부분데”, “되죠. 같이 원하면” 등 극중 대사로도 재차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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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윤하.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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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몇 차례 베드신이 등장하지만, 주연배우와 조연배우의 노출에 차별을 둬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주인공인 서현진과 공유의 베드신은 ‘감정선’을 강조하며 노출을 최소화한 가운데, 정윤하와 조이건의 경우 전라노출을 강행하며 긴 러닝타임의 베드신을 담은 것. 서로 다른 캐릭터의 성향을 반영했다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단 지적이 지배적이다.

정윤하는 “두 커플의 색깔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배우로서 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상당히 컸고, 상징적인 몇몇 장면에선 그 성격을 더 잘 보여주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베드신 말고도 작업할 때 모든 게 다 고민이고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처음 대본에는 ‘서연과 지오의 관계’, ‘서연이 머리가 복잡하다’, ‘서연에게 뜨겁지는 않다’라고 써있었다. 제 기억에 감독님과 그 내용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서연 캐릭터의 특성을 보여주려고 하면서 베드신 장면이 완성이 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그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장면이었고, 그런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역 배우와도 연기를 했단다. “그래서 더 부담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같이 고민하면서 작업했다. 촬영장에서도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이 좋으신 분들이고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그날 촬영이 신중하게 잘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공을 들이고 진심을 다했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뉜 것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상처받을 법도 하지만 정윤하는 덤덤했다.

“시청자가 보시는 관점은 다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호든 불호든 관심을 보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평소 냉정한 피드백을 소중하게 여기는 편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 자체가 정말 감사해요.”

끝으로 함께 한 공유·서현진 배우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정윤하는 “공유 선배님은 정말 인품이 훌륭하시다. 현진 선배는 워낙 오래 전부터 존경해온 분인데 함께 해서 정말 기뻤다. 현장에서 ‘부모님’처럼 생각했다. 뭐 물어보고 싶을 때 말을 못 할 때가 있는데 눈으로 감정을 보내면 선배님이 다 알려줬다. 현장에서 좋은 선배를 만나는 게 늘 있는 일은 아니기에 정말 행복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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