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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간신히 잔류' 전북, 정신 못 차리면 2025년 더 위험하다…'승강PO→강등' 수원 떠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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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K리그 최다 우승(9회) 전북 현대가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숨 돌릴 틈이 없다. 잔류한 현실에 안주했다가 강등이란 큰 망신을 당한 사례도 있어서다.

전북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티아고와 문선민의 연속골로 2-1로 승리했다.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전북은 1, 2차전 합계 4-2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1부리그에 잔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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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잔류에는 성공했지만, 승강제가 도입된 2013시즌 이래 가장 나쁜 10위(10승 12무 16패∙승점 42)에 머물렀다.

닥공으로 대표되는 전북은 2010년대 왕조를 구축했다. 2010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열 번의 시즌 중 6번이나 챔피언에 올랐다. 더불어 2017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무려 리그 5연패를 달성하며 K리그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2시즌부터 전북의 위기가 찾아왔다. 2021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2022시즌 우승을 놓친 전북은 2023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팬들의 김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결국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했지만,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며 리그 4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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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은 위기의 절정을 찍었다. 페트레스쿠 체제에서 리그 첫 승이 나오지 않자 4월에 다시 감독 교체를 추진했다. 박원재 코치 대행 체제로 두 달 가까이 버틴 전북은 우여곡절 끝에 김두현 감독을 청두 청룽 코치직에서 빼왔다. 2023시즌 감독 대행 체제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김 감독을 구단이 신뢰했다.

하지만 전북의 반등은 쉽지 않았다.

감독대행과 정식 감독은 달랐다. 김두현 감독이 강조한 밸런스와 포지션 플레이가 정식 감독 부임 후 먹혀들지 않으면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김 감독, 그리고 현재 상황을 만든 구단에 대한 팬들의 분노는 잔류 확정 후에도 가시지 않았다.

물론 지금 구단 내부 상황이 흔들린 건 단기적이지 않다. 2019년 부임했던 허병길 대표이사 체제에서 구단 내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효율 경영을 추구하면서 프로스포츠단 운영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이면서 조금씩 엇나가는 의사결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4월엔 백승권 단장이 물러나면서 허 대표가 단장직을 겸해 문제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팬들이 김 감독의 퇴진을 요구할 때, 대표이사의 퇴진까지 요구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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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대한양궁협회 사무처장을 지낸 이도현 단장이 전북의 새 단장으로 온 뒤, 허대표가 물러나면서 현재 이 단장 체제로 구단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 단장 역시 축구단 운영은 처음이었다. 김두현 감독 부임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꽤나 힘든 시기를 보냈고 일단 잔류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려간 것을 일시적인 부진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전북은 곧바로 제대로 된 의사 결정과 착실한 겨울 이적시장을 보내야지만 다음 시즌 다시 상위권을 바라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에 실패해 강등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때 전북과 함께 K리그를 주름 잡았던 수원삼성이 그런 전철을 밟았다. 수원은 2022시즌 10위로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고 FC안양과 맞대결을 벌였다. 2차전에서 오현규의 극장 결승 골로 잔류에 성공했고 이후엔 다시 반등할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다.

실제론 아니었다. 안양과 승강 플레이오프 결승포 주인공 오현규가 지난해 초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하면서 많은 이적료를 받았는데 오현규에 걸맞는 공격수 보강에 실패했다. 뮬리치가 성남에서 이적했는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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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병근 감독을 재신임했던 수원은 개막 10경기 무승 직후 김병수 감독으로 교체하면서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파이널라운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경질하고 염기훈 감독 대행 체제라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결국 수원은 최하위로 창단 첫 강등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 추락은 2023년 다이렉트 강등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이 명문 구단을 강등으로 끌어내리는 사례를 수원이 보여준 만큼 전북 역시 이번 잔류에서 많은 반성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기적인 계획과 그에 맞는 단기적인 계획, 이에 맞는 적절한 의사결정을 통해 구단을 다시 우승 경쟁을 하는 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김 감독도 잔류 확정 후 "다시 우승경쟁하는 팀으로 바뀌어야 하고 걸맞게 충족되어야 한다. 올 시즌을 계기로 다각도로 검토해야 할 필요도 있고 반성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또 팀으로 싸워서 이기는, 힘을 내는 방법들도 다시 새겨나가야 될 것 같다. 팬들이 원하는 닥공, 공격적인 축구로 거듭나야 할 것 같다.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이가 이 상황을 심도있게 생각해 모든 것들이 다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구단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5시즌에는 전북현대의 명성에 걸맞은 팀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 뼈를 깎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며 분골쇄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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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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