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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국민 위로한 안세영 “응원은 나의 원동력”…국정 마비 불구 2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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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세영(왼쪽)이 BWF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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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은 게 가장 기쁘다. 응원은 내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웃을 일 없는 국민에게 또 한 번 청량감을 안겼다. ‘안다르크’ 안세영(22·삼성생명)이 또 하나의 대업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9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선정한 ‘올해의 여자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명 직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안세영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상 소식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표정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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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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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세영은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여자 선수’로도 선정돼 2관왕을 차지했다. 그가 놀란 건 올해의 여자 선수상보다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여자선수’에 뽑혀서다. 검정색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안세영은 “올해의 여자 선수상만큼이나 여자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 기쁘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 레전드) 이용대 선배가 우상인데, 오늘 ‘축하받을 일이 많다’고 미리 귀띔해줬다. (선배와 동료는 물론 팬의) 응원은 내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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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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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올해 배드민턴계를 넘어 스포츠계 전체에 경종을 울린 선수로 평가된다. 파리올림픽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방수현) 이후 28년만. 모든 축복과 영광을 만끽할 순간에 그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를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협회 행정과 대표팀 운영 난맥상을 공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그의 한 마디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까지 나서 부조리 청산에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안세영의 발언을 지켜본 원로 스포츠인은 “속이 다 시원했다. 스포츠계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은 뭐하고 있었나 싶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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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왼쪽)과 민경국 스포츠에이전시 대표가 안세영 선수와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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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올해의 선수 2관왕’ 소식이 날아든 날, 배드민턴 대표팀 김학균 감독의 재임용 탈락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협회는 이날 “대표팀 코치진 다섯 명의 심사는 지난 7일 열렸는데, 김 감독을 포함한 네 명이 심사를 통과하지 모했다”고 알렸다. 동시에 여러가지 부정 의혹에 휩싸여 운신의 폭이 좁아진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기량을 갖춘 안세영은 빼어난 실력은 물론 밝은 얼굴로 팬을 대하는 ‘프로 마인드’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조리에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선수로 ‘안다르크’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해관계 때문에 소신보다 ‘권력에 편승’을 당연하게 여기는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진정한 ‘스포츠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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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셔틀콕을 이용해 시투하고 있다. 사진 | 삼성생명 블루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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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취해 국민의 절규를 외면하는 정치인보다 안세영의 용기가 더 큰 박수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응원이 원동력”이라는 안세영의 말은, 그 자체로 위헌적 권력에 상처받은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일 것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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